【 청년일보 】 HD현대오일뱅크가 수익성 악화를 '자산 재평가'라는 재무적 전략으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3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실제 재무 건전성을 지탱한 것은 실적보다 회사의 ‘땅값’ 상승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회사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약 226.83%를 기록했다. 부채 14조2천8억원에 자본 6조2603억원으로, 2023년 말 205.42%에서 지난해 말 235.96%로 증가한 뒤 개선된 모습이다.
이는 약 5천568억원 규모의 토지재평가이익을 기타포괄손익(OCI)으로 반영해 자본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기타포괄손익은 기타포괄손익 누계액 항목으로 계상해 자본 총계에 포함된다.
토지재평가 과정이 없었다면 회사의 자본 총계는 약 5조7천34억원으로 감소하고 부채비율은 248.98%까지 치솟게 된다. 본업인 정유 및 석유화학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보유 자산의 가치를 현실화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고육지책'이다.
실적은 낙관하기 이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3분기 단일 기준으로 1천91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1~2분기 영업손실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19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0.84%였던 영업이익률이 올해 7~9월 3개월간 2.6%로 상승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하지만 회사가 갚아야 할 빚에 대한 대응 능력인 유동비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지난해 말 91.84%였던 유동비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87.08%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대산공장 폐수 배출과 관련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부과한 약 1천760억 원 규모의 과징금 리스크도 있다. 회사는 올해 10월부터 2027년 6월까지 4개월 단위로 분할 납부를 진행 중이다. 3분기 영업이익 92.09%에 해당하는 현금이 과징금으로 빠져나가야 한다는 점은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올해 3분기 실적 개선 등 호재와 설비 고도화 등 전사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출 확대와 바이오디젤 상업화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제마진 등 시황 개선과 함께 고도화 설비 운영 효율 제고, 친환경 연료 및 신사업 추진 등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여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