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현대차·기아가 해외 탄소중립 연합 기구로부터 감축 목표를 승인받았다. 이를 통해 현대차·기아는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 단계로서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계획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

SBTi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세계자연기금(WWF) 등 주요 환경 국제기구가 공동 설립한 기구로 기업들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검증한다. 구체적으로 파리기후변화협정에 기반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사업장의 온실가스 직접 배출(스코프 1), 전력 사용 등 간접 배출(스코프 2),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스코프 3) 감축 목표를 모두 제출해 승인받았다. 지난 8월 SBTi에 가입해 감축 계획을 제출한 뒤 약 4개월 만에 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지난 9월 SBTi 승인을 받은 현대모비스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스코프 1·2 배출량을 2024년과 비교해 42% 줄인다. 스코프 3은 63% 감축하기로 했다. 기아는 2035년까지 스코프 1~3 모두 지난해 대비 63% 줄이겠다는 목표를 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이번 SBTi 인증으로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영국 집권 노동당은 지난 7월 신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에 제조사의 SBTi 승인을 포함했다. 2022년 6월 전임 보수당 정부가 폐지한 보조금 정책을 약 3년 만에 재도입하며 조건을 강화한 것이다.

기아 영국법인은 지난 18일 준중형 전기 세단 EV4 에어와 중형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 패신저가 '밴드2'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돼 1천500파운드(약 293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영국의 현행 전기차 보조금 제도에서 한국 차량이 혜택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은 추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폴 필폿 기아 영국 법인 대표는 "이번 보조금 지원은 전기차를 더욱 접근하기 쉽고 실용적이며 경제적인 교통수단으로 만들고자 하는 기아의 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보조금 지원을 통해 더 많은 운전자가 기아 전기차의 혁신성, 신뢰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5일 타결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에 따라 영국에 수출하는 한국 자동차가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완화된 바 있다. 이와 맞물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가 더욱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