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조' 승부수 띄운 조원태 회장…통합 대한항공, '기단 단순화'로 체질 바꾼다

등록 2026.01.09 08:00:07 수정 2026.01.09 08:00:20
강필수 기자 pskang@youthdaily.co.kr

지난해 9개월간 신규 항공기 구매 투자액 약 28조원 증액
5가지 기종으로 기단 단순화…'규모의 경제'로 고정비 절감
고효율 연비 B777-9·787-10 전면 배치…연료비 절감 승부수

 

【 청년일보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를 대비해 약 74조 원 규모의 신규 항공기 구매로 기단 단순화하는 '체질 개선'에 나섰다.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수익성 향상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강조한 비전인 '글로벌 탑 캐리어'로 변모를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은 신규 항공기 구매에 74조3천19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2024년 말 46조6천689억원보다 59.24% 늘어난 수치다. 9개월 새 증액된 투자액만 약 28조원에 달한다.

 

투자 규모의 대규모 상승은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체결된 '대미 항공 빅딜'이 장부에 본격 반영된 결과다. 조원태 회장은 당시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약 50조원 규모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 도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조 회장은 보잉 뿐 아니라 GE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와 6억9천만달러(약 1조원) 가량의 항공기 예비 엔진(Spare Engine) 구매 및 130억달러(약 18조2천억원) 상당의 엔진 정비 서비스 MOU도 체결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 비즈니스 전략은 '기단 단순화(Standardization)'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시 리스크로 꼽히는 기종 다변화에 따른 정비 및 교육 비용의 상승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기존 기단을 보잉사의 777, 787, 737 및 에어버스사의 A350, A321-neo 등 5가지 고효율 기단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기단 단순화로 조종사·정비사의 교차 투입을 원활하게 하고 부품 재고 관리 비용도 낮춘다는 전략이다.

 

신기재 도입은 대한항공의 수익성 향상과도 연결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은 항공사가 승객 1명을 1km 실어 나를 때 얻는 수익(Yield)이 전년 대비 4% 하락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이번에 도입하는 차세대 기재로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조 회장의 방미 당시 보잉 항공기 구매 대상은 777-9 항공기 20대, 787-10 항공기 25대, 737-10 항공기 50대, 777-8F 화물기 8대다. 이들 항공기는 2030년대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회사의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은 약 3천50만 배럴이다. 배럴 당 유가가 1달러 변동하면 약 3천50만달러의 손익변동이 발생한다. 연료 효율 개선이 중요한 비용 통제 수단인 셈이다.

 

새로 도입되는 B787-10은 기존 동급 항공기보다 좌석당 연료 소모율이 20% 이상 높고 탄소배출량은 20% 이상 적다. B777-9 또한 기존 기종보다 연료 효율이 10%가량 개선됐다. 고유가와 탄소배출권 규제 강화 속에서 경쟁사 대비 우월한 비용 구조를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신규 기재 도입에 맞춰 비즈니스와 일반석 사이의 프리미엄석(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 노선 신설, 기내식 메뉴 개편 등을 통해 수익 모델 고도화도 병행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보잉 항공기 도입 추진은 통합 이후 성장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의 일환"이라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주요 항공사들이 항공기 주문 시점을 당기는 추세를 고려해 2030년대 중후반까지의 선제적 항공기 투자 전략을 수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인 공급 증대, 기단 단순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고효율 신기재 도입을 통한 연료효율성 제고 및 탄소배출량 저감, 고객 만족 극대화 등 다양한 효과를 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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