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은 '죽쑤고', 온라인은 '잔치'…유통업계, 작년 장사 '희비교차'

등록 2026.01.30 08:00:00 수정 2026.01.30 08:00:07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산업부,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발표…오프라인 업종 성장률 2.6% 그쳐
온라인 업종, 10.1% 급성장…최근 5년간 시장 점유율 52.1%→59% '성장가도'
대형마트 업계, 최종 병기 '식품' 영역서도 고전…온라인은 한해 17.5% 신장
"온·오프라인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해야"…"유통산업발전법 등 법 개정 시급"

 

【 청년일보 】 2025년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희비가 엇갈렸다.

 

온라인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이하 이커머스) 업체는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하고 있는 대형마트 등 비온라인 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유통 산업에서는 온·오프라인 업체의 대조적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위시로 하는 온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각종 규제를 받는 한편,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부담이 있는 오프라인 기반 업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경우 실제 업황은 수치로 확인되는 것보다 더욱 악화되고 있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중지를 모을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업황은 실제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29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연간 및 1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업종은 전년 대비 10.1% 성장한 반면, 오프라인 업종은 2.6% 성장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오프라인 기반 업종 중 백화점(5.7%), 편의점(5.6%), 준대규모점포(1.0%)는 소폭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대형마트는 성장률이 전년 대비 4.2% 하락했다.

 

유통업체 전체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도 온라인 기반 업종의 성장과 오프라인 기반 업종의 역성장 추세는 두드러진다.

 

2021년 온라인 시장은 전체 유통시장 중 52.1%를 차지했지만, 2023년에는 53.8%, 작년의 경우 59%까지 차지하며 전체 유통시장 중 약 6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2021년 47.9%에서 2023년 46.3%, 2025년에는 41%로 쪼그라들었다.

 

각 업권별 주요 업체의 매출을 확인하더라도 온·오프라인에 따른 상반된 성적표가 두드러진다. 2025년 주요 26개 유통업체의 매출은 온라인의 경우 11.8% 성장했고, 오프라인은 0.4%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전체 유통시장은 6.8% 성장했다.

 

실제 주요 업체들의 최근 3분기 실적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커머스 업계 1위 업체인 쿠팡은 작년 3분기 12조8천455억원의 매출과 2천2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로 쿠팡을 바짝 추격 중인 네이버 역시 작년 3분기 커머스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35.9% 급증한 9천8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실적과는 대조적으로 오프라인 업종, 특히 대형마트 업계의 성적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마트는 같은 시기 매출 7조4천8억원과 영업이익 1천5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5.5% 증가했다.

 

단, 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의 상승폭은 이마트의 고강도 유통·물류 효율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형마트의 업황 자체가 개선됐다기보다는, 이마트의 자체적인 유통·물류 효율화와 고정비 절감으로 어려운 업황에도 선방했다는 게 이들의 해석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매출 1조3천35억원과 영업이익 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시기 대비 각각 8.8%, 85.1% 급감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국내 사업에 있어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베트남 등 해외 사업에서는 호조세를 보이며 한국의 어려운 대형마트 업황을 방증하기도 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산업의 보릿고개를 대표하는 사례로 기록됐다.

 

홈플러스는 작년 3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기업 청산'의 그림자 속에서 여전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최근 임직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상황이 악화되는 한편, 본사 임직원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사업 전개가 아닌 '생존' 그 자체를 위한 분투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의 부진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하락세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하 소비쿠폰)을 통한 정부의 지원에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소비쿠폰 등 내수 진작 정책으로 부분적인 소비 심리 개선 효과를 이루며 백화점(4.3%), 편의점(0.1%), 준대규모점포(0.3%) 등이 이 시기 소폭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 부진이라는 대세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특히 대부분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는 대형마트 업체의 경우 90% 이상의 매장에서 소비쿠폰 사용이 제한되면서 정책으로 인한 효과조차 누리지 못했다. 여기에 기업형 슈퍼마켓(이하 SSM)에서도 소비쿠폰 사용이 제한되면서 SSM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주요 대형마트 3사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작년 월간 매출 증감률로 시야를 좁히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희비는 더욱 극명하게 엇갈린다.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경우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단 한 번의 역성장 없이 꾸준한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이와 반면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경우 명절 혹은 소비쿠폰 등 '특수'가 존재하는 시기를 제외하고는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사정이 가장 좋지 않은 대형마트의 경우 작년 1월(16.7%)과 10월(9.6%)을 제외한 모든 시기에서 매출이 역성장했다. 또한 SSM 역시 연중 5개월간(2월, 8월, 9월, 10월, 12월) 매출이 역신장했고, 1년간 매출 성장률은 0.3%에 그쳤다.

 

편의점도 사정은 유사했다. 편의점 업계의 경우 1년 중 4개월(2월, 4월, 5월, 6월)을 제외하고는 외형적으로 '성장'을 유지했지만, 연간 전체 성장률은 0.1%에 불과했다.

 

상품군별 매출 증감률을 확인하더라도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난관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업종 중 가장 어려운 업황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형마트의 상품별 매출 증감률 추이를 보면, 가전·문화, 의류, 가정·생활, 스포츠·잡화 등 비식품 분야 대부분의 영역에서 매출이 꺾이며 작년 한 해 10.2%의 역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대형마트가 최근 수년간 역량을 집중하며 대표 상품군으로 육성했던 식품 분야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대형마트 업계의 실망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의 식품군 매출은 작년 한 해 중 4개월(1월, 3월, 5월, 10월)을 제외한 모든 기간에서 역성장해 연간 2.9%의 역신장률을 보였다. 여타 상품군에 비해 역성장 폭은 크게 낮았지만, 여전히 대형마트 업계의 어려움을 반전시키는 데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해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경우 가전·전자, 도서·문구, 화장품, 아동·유아, 생활·가구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매출이 신장했다.

 

특히 대형마트 업체가 강점으로 내세우던 '식품' 영역에서 오히려 온라인 기반 업종이 선전하며 작년 한 해 17.5%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모든 상품 카테고리 중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히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소비 트렌드를 거스를 수는 없다면서도,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필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종사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쇼핑이 활성화된 이후 플랫폼 경제가 각 분야에서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사실상의 모든 영역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최근에는 배달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퀵커머스 산업이 크게 발전하면서 오프라인 기반 점포도 온라인 플랫폼으로 소폭 포섭되는 형국을 보이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가 온라인 플랫폼을 마음 놓고 활용하는 데 여전히 다양한 법적 제약이 가해지고 있어 이들 업체의 노력이 곧바로 매출 신장과 업황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대표적으로 야간 시간대 온라인 영업 역시 금지하는 유통산업발전법 등이 안 그래도 어려운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계, 특히 대형마트 산업을 쇠퇴시키는 데 가장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에 능통한 또 다른 전문가는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인해 대형마트는 지난 수년간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그야말로 도태된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이 대형마트 업체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산업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크게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 백화점 사업 전개에 있어서도 각종 규제가 이커머스 플랫폼 대비 더욱 강력하게 적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간 공정한 경쟁을 위해 다양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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