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韓 환율관찰대상국 재지정...식품업계, 원가부담 "갈수록 산"

등록 2026.02.03 08:00:05 수정 2026.02.03 08:00:22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美 재무부 보고서…한국 포함 10개국 관찰 대상국
환율 변수 확대…원자재 수입 의존 업계 타격 우려
곡물·유지류 달러 결제 구조…식품업계, 환율 '민감'
업계 일각 "환율 상승 지속 시 원료 구매 부담 확대"
"환율 1천400원대 후반 고착화 가능성도...예의주시"

 

【 청년일보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다시 지정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원자재를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는 식품업계는 환율 상승이 곧바로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언론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연방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지정했다. 대상국에는 한국과 함께 중국, 일본, 대만,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지난 2016년 4월 이후 약 7년 만인 2023년 11월 환율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인 2024년 11월 다시 명단에 포함됐다. 이후 지난해 6월 발표된 보고서에서도 지위가 유지됐으며, 이번에도 관찰 대상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은 2015년 제정된 무역 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경제와 환율 정책을 평가, 일정 기준에 해당하면 심층분석국 또는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평가 기준은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 순매수 및 그 규모가 GDP의 2% 이상 등 세 가지 기준을 적용하며, 이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된다.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할 경우 '심층분석국'으로 분류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심층분석국은 없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재무부는 무역 상대국들이 외환 개입과 비시장적 정책 및 관행을 통해 통화를 조작해 무역에서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무역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보고서를 시작으로 재무부는 무역 상대국의 통화 정책 및 관행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런 강화된 분석은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의 환율 정책 및 관행에 대한 재무부의 평가에 반영된다"고 덧붙였다.

 

고환율 기조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24.8원 오른 1천464.3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11.5원 오른 1천451.0원으로 출발한 뒤 점차 상승 폭이 커졌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3일(1천465.8원)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된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가운데 금, 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은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워시 지명자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이 부각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됐고, 이에 따라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단순한 외환 이슈를 넘어 기업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기업들은 환율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경우 수입 원료 구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신규 구매선 개발이나 원료 통합 구매 등을 통해 원가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외교·통상 이슈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업계 특성상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이 이미 커진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환율이 1천400원대 후반으로 고착화되는 현 상황을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 변동성을 상쇄하기 위해 내부적인 경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식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리스크가 경영 전략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외환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환율 상승은 원재료뿐 아니라 물류비, 관리비 등 전반적인 비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내외적인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최대한 흡수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과 수입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브랜드 간 가격 경쟁이 심화돼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요 식품 원자재에 대한 수입 관세 인하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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