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법인·외국인 집중공략"...카드사들 ‘선택과 집중’ 통해 수익성 방어

등록 2026.02.06 08:00:02 수정 2026.02.06 08:00:15
신정아 기자 jashin2024@youthdaily.co.kr

전업 카드사들, 500종 이상 카드 발급 중단
준프리미엄급 이상 카드 비중은 확대 추세
신용 높고 결제 금액 큰 ‘우량 고객’에 집중
법인카드 영역서 경쟁 활발…조직 개편 등
외국인, 새 고객층 부상…국내서 결제 급증

 

【 청년일보 】 카드사들의 영업 전략이 ‘선택과 집중’ 기조로 변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조달비용 및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부담에 대응하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객의 타겟층을 폭넓게 조준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고 수익 기여도가 높은 우량 고객 및 법인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이와 함께 국내 시장이 포화되면서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들도 출시돼 이목을 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업 카드사들이 발급을 중단한 신용 및 체크카드는 500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회비 5만원 이상 ‘준프리미엄’ 및 연회비 15만원 이상 ‘프리미엄’ 카드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방어와 맞닿아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업황이 부진해지자 카드사들은 전체 고객을 잡기보다 ‘우량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같은 기조는 신용대출에도 적용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기준 카드채(AA+) 3년물 금리는 3.57%를 기록했다. 카드채 금리는 지난해 10월까지 2%대 후반에 머물다가 11월 들어 3%대에 진입한 이후 지속해서 상승했다.

 

은행과 달리 예금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자금의 대부분을 채권 발행에 의존하는 구조다.

 

그런 한편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93%로, 지난해 3월(14.75%)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카드채 금리가 반등했음에도 카드론 금리가 오르지 않은 건 카드사들이 저신용 차주 취급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고객 비중을 늘리는 방식을 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 재산정에 따른 수수료율 인하로 일부 상품이 적자 구조가 되면서 현재 수수료 체계에 맞는 상품으로 재편되는 사례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일반 카드 혜택은 축소되고, 프리미엄 상품으로 혜택이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객은 통상 결제 규모가 크고 연체 가능성이 낮은 우량 고객으로 분류된다”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본업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해당 고객군에 마케팅과 혜택을 집중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근 카드사들의 경쟁이 활발해진 또 다른 영역은 법인카드 시장이다. 지난해 법인카드 승인건수는 15억9천만건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지만, 승인금액은 232조2천억원으로 7.0% 증가했다. 건당 평균 승인금액은 14만5천원 수준으로 개인카드(약 3만7천원)의 4배에 달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결제 단가가 높고 거래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법인 고객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KB국민카드는 법인카드 시장 점유율 약 18%대를 보이며 선두를 유지했다. 신한 및 하나, 우리카드도 16%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이를 추격하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은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영업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 기반 영업 체계를 구축하는 등 법인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법인카드의 경우 무제한 혜택 제공이 가능한 구조는 아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법인카드는 개인보다 결제액이 크지만 혜택 상한선이 존재한다”며 “포인트나 할인 경쟁보다는 업무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체감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 카드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외국인이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방문 관광객 증가와 장기 체류 외국인 확대에 따라 결제 수요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은 외국인 전용 상품 및 서비스 개선에 적극 뛰어드는 모습이다.

 

외국인 카드 결제금액은 2023년 10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약 19조2천억원으로 2년 만에 80% 이상 늘었다. 아울러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83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외국인 고객이 모바일로 신청부터 발급까지 진행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했다. 체류자격 자동 판별 시스템을 적용하고 영어·중국어·베트남어 등 다국어 지원을 확대해 발급 장벽을 낮췄다.

 

신한카드는 외국인 고객을 관광객, 근로자, 유학생 등으로 세분화해 전용 카드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송금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외국인을 별도 고위험군으로 분리하기보다 기존 신용평가 체계에 관련 데이터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BC카드는 여권 인증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단기 체류자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수 개인 신용판매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에 가까운 반면, 외국인 고객은 새로운 성장 여지가 있는 수요층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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