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선 '유가 급등', 내부에선 '노란봉투법'…산업계에 불어닥친 '내우외환'

등록 2026.03.15 08:00:01 수정 2026.03.15 08:00:13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중동發 유가 쇼크에 환율 압박…항공·석유화학 업종 고심
전방위적 악재 속 '노란봉투법' 시행…내우외환 갇힌 재계

 

【 청년일보 】 국내 기업들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 악재에 더해,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란의 새 지도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고수하며 초강경 대응을 시사함에 따라, 국제유가가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 수입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 중 항공업 같은 유가 민감 업종의 경우 유가 향방에 따라 기업의 생존이 결정되는 만큼.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유류비 비중이 영업비용의 30%가량을 차지해 고유가 파고에 취약한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유가 급등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도 재무적 압박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항공유 대금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특성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를 인상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지만, 이는 자칫 여객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화물 운송으로 수익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대형 항공사(FSC)와 달리, 여객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이고 유류비 비중이 큰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재무적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공급 과잉으로 한계 상황에 직면한 석유화학업계 역시 비상등이 켜졌다. 통상 원재료인 유가가 오르면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전쟁 공포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도 고유가로 내연기관차를 향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같은 전방위적 대외 악재 속에서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유가·고환율로 인해 비상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노란봉투법은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경영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개정 노조법은 하청 노동자가 자신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청 기업과 직접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구체적으로 2조에서는 '사용자'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하청업체 등 간접고용 근로자도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 등을 할 수 있도록 해 노동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노동쟁의 개념'은 기존 '근로조건의 결정'에서 구조조정 등 '사업 경영상의 결정'까지 확대됐다.

 

3조에서는 사용자가 손해를 입었을 시에도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조건에 단체교섭, 쟁의행위 외 선전전·피케팅 등 노조법에 따른 정당한 "그 밖의 노동조합 활동"을 추가했다.

 

또한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노조 또는 근로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손해를 가한 경우엔 배상 책임이 없다"는 조항과 "사용자는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 그 밖의 노조 활동으로 인한 노조 또는 근로자의 손해배상 등 책임을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재계 안팎에선 경영적 판단 사항이 파업 등 쟁의 대상이 되고,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이나 영업 손실 등이 기업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조선·철강 산업처럼 하도급 구조가 복잡한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상시화되면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재계 관계자는 "대외 리스크 장기화 우려 속에서 노란봉투법 시행까지 대내외 경영 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진 상황"이라면서 "유가 급등·고환율이라는 불확실성에 맞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야할 시기에 노사 갈등이라는 족쇄에 묶여 대외 신인도가 저하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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