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판치는 GA…"저축성보험이라더니, 종신보험?"

등록 2019.11.05 09:07:47 수정 2019.11.05 09:46:34
길나영 기자 gil93@youthdaily.co.kr

GA 불완전판매율 전속설계사보다 3배 높아
금감원 접수된 '금융 민원' 61%…'보험 관련'
'저축기능' 강조해 종신보험을 마치 저축성보험으로 오인 가입

 

【 청년일보 】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A씨는 보험 상품을 알아보다 평소 알고 지내던 GA '인카금융서비스' 소속설계사로부터 P생명의 상품 중 저축과 보장이 골고루 되는 상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험에 가입했다. 월납입금 27만원짜리 적금형으로 가입한다면 20년 뒤 1억이라는 목돈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 핵심이었다.

 

A씨는 최근 다른 상품을 알아보던 중 해당 상품이 사망후 지급되는 종신보험이라는 것을 알게됐지만, 이미 4년을 납부한 시점에서 해약 시 돌려받을 해지환급금도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 GA 생명보험 상품 불완전판매율 일부 개선…"소비자 우려 목소리 계속"
 

5일 업계에 따르면 GA는 불완전판매율이 높지만 정작 불완전판매 건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책임이 없어 보험회사에 책임을 떠넘기는 사례가 빈번했다. 최근 매출 상위 GA의 생명보험 상품 불완전판매율이 일부 개선됐지만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는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다. 

 

GA는 독립법인대리점으로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비교, 분석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비전속 판매 채널이다. GA는 크게 자사형, 직영, 지사형으로 나눠지는데 A씨는 지사형 GA를 통해 가입했다.

 

'지사형'은 중소형 대리점들이 연합해 만든 대형 GA로, 하나의 회사명으로 영업하지만 모두 다른 법인이다.  GA코리아와 글로벌금융판매, 메가주식회사, 리더스금융판매, KGA에셋, 엠금융서비스 등 매출 기준 GA 상위 업체가 모두 지사형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사형 GA는 본사의 통제를 받지 않고 오로지 수수료 수익 극대화를 위해 모인 집단이라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지목됐다. 지사형 GA 소속 대리점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해도 현행법상 본점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 해당 대리점만 처벌 받는다. 처벌받은 대리점은 명의와 상호만 바꿔 계속 영업을 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GA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처럼 연금전환특약과 같은 '저축기능'을 강조해 종신보험을 마치 저축성보험인 것 마냥 오인 가입케하는 불완전판매가 여전히 활개쳐 소비자 불만이 끊이질 않고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업계 불완전판매 비율은 GA가 0.44%로 보험회사(0.26%)보다 0.18%포인트 월등히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손해보험에서는 GA가 0.12%, 보험사가 0.05%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GA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경우 1차적인 법적 책임은 보험회사가 부담하게 되어 있다. 이후 GA에 지급하는 수수료에서 해당 비용만큼을 삭감하는 방식이지만 GA의 보험 계약 유지, 관리보다 상품 판매에 치중하는 영업 방식 때문에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무해지 '종신보험' 저축성보험인 것 마냥 오인시켜 판매

GA 채널을 통해 상품 판매가 주로 이뤄지는 '종신보험'은 보험가입 이후 평생동안 보험가입자의 사망 등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이 때문에 사고 발생에 따른 적립금인 위험보험료와 지급심사 등에 들어가는 사업비가 높게 책정돼 있어 자연스레 적립금 규모가 적을 수밖에 없다.  중도 해지해도 언제든 원금을 보장받는 은행의 저축상품과 달라 돌려받을 수 있는 해지환급금 역시 적다.  또 종신보험은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어 설계사가 소비자를 상대로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낮춰 적립금 규모가 커서 향후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금도 많다. 또 보험사는 이 적립금을 자산운용을 통해 일정한 수익률(예정이율)을 보장해 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의 불완전판매율을 높이는 원인으로는 현행 법체계 이외에도 실적에만 급급한 나머지 소위 '돈이 되는' 상품 판매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보장성 보험인데도 목돈 마련을 위한 저축성보험인 것처럼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GA 소속 설계사의 경우 보험회사 전속 설계사에 비해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전속 설계사의 경우 보험을 판매하면 보험사에서 월 납입 보험료의 800~1000% 수준을 수수료로 받지만 반면 GA 소속 설계사는 1200~1400% 수준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1만명 이상의 설계사를 보유한 GA는 글로벌금융판매를 포함해 지에이코리아, 인카금융서비스, 프라임에셋 등 총 4곳이다. GA는 지난 2~3년 사이 막강한 판매 채널 영향력을 확보해 보험회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는 보험산업 강자로 떠올랐따. GA 소속 설계사는 보험사 전속보다 많은 23만명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소속 설계사 100명 이상인 중대형 GA총 178개가 보험 판매수수료로 벌어들인 돈은 6조 934억원이다. 지난 2017년 대비 한 해 동안 17%(8832억원) 증가했다.

다만, 금융위에 상정된 대형 GA법규 위반 제재 건수는 2016년 15건에서 지난해 28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 상반기 금감원이 결정한 금융사 제재 163건 중에서도 GA가 약 3분의 1에 달하는 62건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청년일보=길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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