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모델 새판짠다"…카드업계, 디지털 결제 '전면 리뉴얼' 착수

등록 2026.03.19 08:00:02 수정 2026.03.19 08:00:11
신정아 기자 jashin2024@youthdaily.co.kr

람다256 선정…”스테이블코인 결제 검증”
지갑·카드망 연계…정산 구조 전반 점검
“수수료 중심 탈피…수익모델 다변화 전망”
‘법안 계류’ 변수…사업화 여부, 제도에 달려

 

【 청년일보 】 카드업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카드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블록체인 기업 ‘람다256’을 기술 검증(PoC) 수행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실증 작업에 착수한다.

 

이번 검증은 올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며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할 경우 소비자와 가맹점 간 직접 송금부터 기존 카드 단말기와의 연계, 정산 구조까지 전 과정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카드업계는 이를 통해 새로운 결제 수단에 대응해 결제·정산 과정에서의 주도권을 이어가겠단 구상이다.

 

학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가 기술적으로는 구현 가능하리란 평가와 함께, 향후 카드사들의 수익모델이 가맹점 수수료 중심에서 저비용 결제와 발행·인증·보안 등 부가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실제 사업화 여부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도 정비에 좌우될 전망으로, 현재 관련 입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카드업계는 이번 기술 검증을 바탕으로 사업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한편, 제도 변화에 맞춰 디지털 결제 인프라로의 전환을 모색할 전망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카드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블록체인 전문 기업인 '람다256'을 기술 검증(PoC) 수행 업체로 선정했다.

 

두나무의 자회사인 람다256은 풍부한 블록체인 인프라 운영 역량과 자금세탁방지(AML), 이상거래탐지(FDS)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이번 사업의 파트너로 낙점됐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들은 용역 수행 범위에 대해 세부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 2차 태스크포스(TF)에서 우선적으로 용역 범위를 정해두었으나, 최종 계약 전 각 카드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이달 중으로 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용역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술 검증은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며, 카드사들은 이를 올 상반기 내로 마무리 짓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실증 사업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결제 수단이 등장하더라도 카드사가 결제 운영자로서 정산 리스크를 통제하고 표준을 선점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데 있다. 카드업계는 발행 권한 여부와 관계없이 지갑 간 직접 결제와 카드망 연계 등 다양한 결제 방식 속에서 결제·정산 과정에서의 역할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3대 결제 트랙'과 '3대 특화 비즈니스 모델'을 집중 점검한다. 결제 트랙에서는 소비자-가맹점 간 지갑 직접 전송, 카드망 및 POS(판매시점관리) 연계, 집금 및 정산 프로세스를 살핀다. 특히 중앙 지갑에 모인 대금에서 수수료를 배분하는 과정을 점검해,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체계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정산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검증한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는 실시간 정산과 AML·FDS를 비롯해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활용한 정책쿠폰 및 지역화폐 운영과 라우터형 포인트 허브 등을 실증한다. 이를 통해 부적격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고 목적 외 사용을 원천 봉쇄함으로써 행정 비용 절감과 거래 투명성 강화를 동시에 노린다는 계획이다.

 

검증 결과가 나오면 각 카드사는 이를 바탕으로 회사의 사정에 맞춰 실제 사업화를 위한 제반사항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학계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하게 될 경우 기존 가맹점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가 저비용 결제 및 발행·인증·보안 등 부가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사들의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기술적으로 현실적”이라며 “실제 도입 시 수익모델은 가맹점 수수료 중심에서 저비용 결제를 비롯해 발행·인증·보안 부가서비스 등으로 다변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검증 후 각 카드사는 TF 결과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 보완 및 핀테크 협약, 사업화 검토 및 금융당국 의견 제출 등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를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한 카드사들의 수익 모델이 향후 제도 설계 방향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다.

 

아직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논의는 중동 정세 등 시급한 현안에 밀려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만일 카드사에 제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권한이 모두 허용된다면 이는 매우 큰 사업 기회가 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카드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법 자체가 계류 중이라 제도가 완전히 마무리돼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기술 검증은 제도가 정비되기 전에 카드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차근차근 준비해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한편 금융당국에선 카드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해 디지털자산 관련 신사업 수행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필요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카드업계는 향후 필요 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비하는 취지의 추가 TF를 구성할 계획이다. 법제화 상황 및 각 사의 전략 등을 고려하면서 지속적인 준비를 이어갈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술 검증은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 속에서 카드업계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서 생존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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