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막을 내렸다. 올해 주총 시즌 핵심 키워드는 '탈(脫) 전기차'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SK이노베이션을 끝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정기 주총시즌이 마무리 됐다.
주총에서 3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돌파구로 에너지저장장치(ESS), AI 데이터센터, 로봇 등 비전기차(Non-EV) 분야를 지목하며 체질 개선을 공식화했다.
우선 지난 18일 주총을 진행한 삼성SDI는 수주 '다변화'를 추진한다. 주총에서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전기차와 ESS뿐만 아니라 로봇용 배터리 등으로 수주 영역을 넓혀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특허 경영'에도 힘을 쏟는다. 최 사장은 "각형 및 전고체 등 핵심 배터리 기술의 특허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업계 최고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기술 리더십 유지를 위해 지식재산권(IP)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최 사장은 "전고체 배터리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과 전기차(EV) 등에 공급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ESS 시장을 겨냥한 기술 혁신도 가속화한다. 일례로 나트륨 배터리는 우선 무정전전원장치(UPS)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일 제6기 정기 주총을 진행했다. 이날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ESS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김 사장은 최근의 시장 상황을 산업 가치가 재편되는 '밸류 시프트(Value Shift)' 시기로 정의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의 기존 전기차 생산 자산을 ESS용 LFP 라인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등 공급망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ESS 수주 목표를 역대 최대인 90GWh 이상으로 설정하고, 연말까지 생산 역량을 2배 가까이 확충할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구체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UAM(도심항공교통), 선박 및 우주항공 등 첨단 분야로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단순 제조를 넘어 배터리 관리 서비스(BaaS) 등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4일 주총에서 배터리 사업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드러냈다. SK온은 대규모 투자 단행 이후 닥친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대규모 적자가 누적되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SK온은 북미 ESS 시장에서 활로 모색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이 회사는 복수의 미국 고객사와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최대 20GWh의 ESS 수주를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급망 재정비에도 진행중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EV용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전용 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서산 공장에 약 3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생산 체계 구축에 착수한 상태다.
이들의 '탈(脫) 전기차' 행보는 전기차 시장이 다시 반등할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에 매몰되어 있던 사업 구조를 개편해 기초 체력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ESS의 경우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을 상쇄해 줄 '안전정치'로 꼽힌다. 특히 업계는 AI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흐름이 호재로 작용해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새로운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S 시장 규모의 경우 AI 시장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늘어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다만 전 세계적으로 AI데이터센터 건설이 늘고 있고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가 여럿 진행되고 있다 보니 기대와 함께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