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하나금융지주로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더케이손해보험 노조가 사측에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노조는 “고용안정 보장 없이 매각은 불가하다”며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차성수 교직원공제회 회장에 대한 ‘낙선 운동’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더케이손보지부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직원공제회 서울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케이손보 고용안정 보장 없는 매각을 중단하라”고 교직원공제회 측에 요구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말부터 더케이손보 매각을 추진해 왔으며, 인수 후보로는 하나금융지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더케이손보 지분 70%를 약 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노조는 “교직원공제회가 지난 16일 노조와 ‘고용안정협약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지난주 하나금융지주의 의견을 핑계 삼아 해당 내용을 뒤집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노조는 지난주 설 연휴를 앞두고 ‘고용안정협약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었는데, 하나금융지주가 “이 협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교직원공제회에 통보해 오면서 찬반투표가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새롭게 제시한 조정안에는 고용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상 더케이손보지부장은 “여기까지 오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요구하는 게 한 가지다. (사측이) 고용안정협약을 약속대로 지켜주길 바랄 뿐”이라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고 울먹거리며 말했다.

이어 “더케이손보 노조 조합원들을 모두 어떤 어려움 없이 잘 데려가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 노동조합 지부장으로서 끈질기고 가열차게 이 험난한 고난을 이겨낼 것이며, 우리 조합원들 끝까지 챙겨서 데려갈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사무금융노조는 이번 더케이손보 사태와 관련해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특히, 차성수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이 노동자 고용안정 보장 없이 회사 매각을 시도할 경우, 차 이사장에 대한 ‘낙선 운동’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31일 퇴임 예정인 차 이사장은 오는 4월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자신이 책임지고 있던 교직원공제회 자회사를 매각하면서 노동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에 나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차성수 이사장이 매각합의서에 사인하고 나가는 순간 금천구에 낙선운동을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 회사인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단계여서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