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교통의 요지로 꼽히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인근 지하철역을 이용해 출근하는 시민들의 우려가 깊어졌다.
집단감염 발생지인 콜센터 건물 주변은 발길이 끊어져 버린 가운데, 안 그래도 코로나19의 타격에 시름하던 주변 상인들은 더욱 고요해진 가게를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11일 오전 구로역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40) 씨는 "원래도 코로나19 걱정 때문에 지하철 손잡이를 되도록 안 잡으려고 했는데, 구로 콜센터 집단확진 소식을 들으니 더 신경이 쓰인다"며 "오늘은 열차가 급정거할 때도 손잡이는 안 잡았다"고 말했다.
김모(26) 씨는 "문득 구로 콜센터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오늘 내가 탄 지하철을 이용했다면 나도 감염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금까지 90명의 확진자(가족 포함)가 나온 콜센터는 구로역과 신도림역 사이 이른바 '더블 역세권'에 있으며, 직원들은 서울·인천·경기에 거주하며 지하철과 버스 등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신도림역 인근 대형마트에서 일한다는 이모(59)씨는 "콜센터 뉴스를 본 지인들이 괜찮으냐며 전화하고 난리가 났다"며 "마트가 콜센터랑 가까운데 너무 불안하고 무섭다"고 말했다. 이씨는 마스크를 2개 덧대어 썼다.
사람이 붐비는 구로역과 신도림역에서 옆 사람과 2m의 안전거리를 유지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승객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열차 안이 붐비는 것은 물론, 열차를 빠져나온 후에도 다른 승객과 다닥다닥 붙어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오른 뒤 개찰구를 빠져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인모(34)씨는 "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이 시간에는 항상 열차 안이 가득 찬다"며 "오늘도 사람이 꽉 차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콜센터가 입주한 코리아빌딩 앞은 적막감마저 감돌았고,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으며, 전날 코리아빌딩 입주민들이 몰려들었던 임시진료소에도 이날은 대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근처에서 작은 일식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전보다 이 구역 유동인구가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 같다"며 "코로나19 발생 후에도 교통이 좋은 곳이라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사람은 많았는데 이제 그런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이 상인은 "'집단감염' 이후에 매출액이 70∼80% 줄었다"며 "홀 손님은 한 명도 없고 배달 주문으로만 버티고 있는데 거의 죽어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식 음식점 사장은 "인근 회사에서 장부에 적고 식사하는 손님들이 있었는데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표된 9일 이후 한 명도 오지 않았다"며 "코리아빌딩 직원들은 '민폐가 될까 봐' 못 오겠다고 한다"며 울상지었다.
빌딩 앞을 지나던 한 직장인은 "출근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지나는 길이긴 한데 많이 불안하다"며 "일부러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있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 청년일보=조인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