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계열사 지정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가 김 의장의 고의성을 두고 제재 수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15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 고발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현재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에서 김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한 사실상 지주회사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로 보고한 정황을 살펴보고 있다.
김 의장의 검찰 고발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주요 요소는 '인식 가능성'과 '의무 위반의 중대성'으로 알려졌다.
만약 공정위 고발지침(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의무 위반행위)과 관련해 인식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혹은 인식 가능성이 '상당'하고 중대성이 '현저'한 경우 검찰 고발 대상이 된다.
인식 가능성이 '상당'하면서 중대성이 '상당'하거나 '경미'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고발 대상이 아니지만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상당'한 건 중에서도 자진신고 여부, 기업집단 소속 여부 등에 따라서는 고발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즉 김 의장과 카카오가 금융당국과 공정위의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의로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면 검찰 고발은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한 케이큐브홀딩스는 올해 업종을 경영컨설팅에서 금융투자업으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금융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인 카카오를 지배하는 셈이 된다.
공정거래법의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지분을 보유한 비금융·보험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인 카카오에 대해 의결권 행사시 위법이 된다.
올해 케이큐브홀딩스가 업종을 변경한 뒤 주주총회가 열리지 않아 의결권 행사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종을 변경하기 이전이라고 해도 케이큐브홀딩스가 사실상의 금융업을 영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 의결권 행사는 위법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공정위는 카카오T앱을 통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쟁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다.
카카오는 공정위와 금융당국의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14일 소상공인·협력사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모빌리티 일부 사업을 조정하는 등 상생 방안을 놓았지만 시장에서는 상생안이 공정위 조사 결과와 제재 여부·수위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생안 내용이 아직 구체적이지 않고, 케이큐브홀딩스를 겨냥한 조사의 경우 편법적 지배구조가 핵심 문제인 만큼 카카오의 상생 의지와는 별개의 사안으로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상생안에는 케이큐브홀딩스를 미래 교육, 인재 양성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공정위는 이것이 규제 회피를 위한 무늬만 사회적기업인지를 들여다 볼 전망이다.
한편 지난 13일에는 카카오 그룹 상장사(카카오·넵튠·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해 전 거래일(10일) 대비 하루만에 4조7천억원이 증발했다.
【 청년일보=최시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