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족과 함께 1100만명의 위구르족 이슬람 교도가 거주하는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는 면화의 주요 글로벌 공급 지역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에 서방의 제재가 더해지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신장생산건설병단(新疆生産建設兵團·XPCC)이 대표적이다.
지난 1954년 설립된 신장생산건설병단은 인민해방군을 전신으로 하는 준(準) 군사조직이다. 1949년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파견된 인민해방군 10만명이 모태다. 현재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구의 12%에 해당하는 270만명이 속해 있는데, 병단 구성의 88%가 한족이다.
신장생산건설병단은 변경 방위와 함께 종교적 극단주의에도 대응하고 있다. 또한 이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책임지고 있을 만큼 경제활동 역시 장악하고 있다. 일종의 군산복합체로 '현대판 둔전제'를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혼란 상황이 국경을 맞댄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현지 안정에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신장생산건설병단의 부채가 급증해 '숨은 위험'이 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신장생산건설병단은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지난해부터 수익이 급감한 상황에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지출 역시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부채에 짓눌린 신장생산건설병단의 상황이 신장 정부에 큰 위험이 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해결해줄 것인지 여부는 미지수인 상태다.
지난해 8월 미국 정부는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인권탄압을 이유로 신장생산건설병단과 현지 관리 2명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이에 따라 신장생산건설병단과 해당 인사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됐고, 미국 국민이 이들과 거래하는 일도 금지됐다.
CNN 방송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신장생산건설병단과 중국 공안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이슬람 소수민족 사회를 강압적으로 단속하면서 조직적으로 고문, 폭행, 살해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구타는 기본이고, 전기와 물 고문에 성적인 학대까지 예사로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닉 마로 등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권탄압에 대한 제재에 더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에 대응하기 위한 신장생산건설병단의 지출이 더욱 늘어났고, 이것이 신장 정부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자금을 조달해 온 방법 가운데 하나는 채권 발행이다. 하지만 지출의 상당 부분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정치적 프로젝트인 까닭에 지난 2018년에도 채무를 갚지 못하는 등 항상 채무불이행(디폴트)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신장생산건설병단과 자회사의 채권 발행액은 2018년 34억 위안(약 6200억원), 2019년 281억 위안(약 5조2000억원), 2020년 228억 위안(약 4조2000억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현재까지 503억 위안(약 9조3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신장생산건설병단과 자회사들의 부채비율은 72~91%에 달해 위험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는 세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재정의 상당 부분을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있는 신장 정부에 큰 위험이 되고 있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