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자제 등 노사자율권 침해...금융노조 "총파업은 정부 탓"

등록 2022.08.22 17:01:38 수정 2022.08.22 17:01:51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투표조합원 수 기준 찬성률 93.4%로 합법적 쟁의권 획득...내달 16일 총파업 개시
노조 추산 결과 금융권 평균 임금 7천200만원..."성과급 8억원, 모 은행장과 달라"

 

【 청년일보 】 국내 시중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 국책은행 소속 노동자들이 내달 16일 총파업의 원인은 '임금인상 자제' 발언 등으로 노사자율권을 침해한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1억원 귀족노조' 등 세간의 비판에 대해선 "8억원을 받은 모 은행장과 다르다"라며 임원들의 성과급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금융권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2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용자협의회 측은 노조 측이 제시한 34개 단협 개정안 요구안 모두에 대해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총파업에 나설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번 총파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2% 초반의 낮은 임금인상률을 감내하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헌신한 금융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삭감하겠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임금인상 자제 발언을 한 정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표출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금융노조는 지난 19일 쟁의행위찬반투표 결과 총 재적인원 9만777명 중 7만1천959명이 투표를 해 투표율은 79.27%였으며, 투표조합원 수 기준 93.4%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오는 23일 서울을 시작으로 25일 대구, 내달 1일은 부산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며, 내달 16일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노조가 제시한 핵심 요구사안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임금상향, 영업점 폐쇄 중단 및 적정인력 유지, 금융공공기관의 자율교섭 보장,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등 근로시간 단축 등이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박홍배 위원장은 '금융권 총 인권비 17조원에서 노조가 주장하는 6%가 오른다면 은행이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시중은행 조합원 수가 1만 명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중은행들은 지속적으로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지만, 신규 공채는 중단함으로 인해 직원 수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또 은행권의 36시간 업무가 은행 고객의 이용 편의성과 상충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노조가 36시간 업무를 즉각 시행하자는 고집이 아니다. 시중은행과 협의를 통해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시기상조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최근 총파업과 관련해 '평균 1억원 귀족노조'라는 비판에 대해 박 위원장은 "경영진과 일반 직원들과의 임금격차가 가장 많이 나는 직업군이 금융권"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노조 추산 결과 정규직과 비정규직 평균 임금은 7천200만원 수준이다. 이는 8억원 상당의 임금을 받은 모 은행장과는 기준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업점 폐쇄와 관련해 그는 "이번에 전국 영업점을 방문해온 결과 현장 근로자들이 공통적인 불만은 영업점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측은 계속해 인력을 축소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파업 규모에 대해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선에서 단체 행동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고객 분들이 겪을 불편에 대해선 마음이 무겁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금인상과 관련해 노조가 돌을 많이 맞는 것 같다. 다만 은행들이 엄청난 수익과 그들의 성과급을 계속 올리는 상황에서 금융권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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