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해외 송금' 사태 일파만파...은행 무더기 제재 가능성에 '이목'

등록 2022.08.29 10:43:25 수정 2022.08.29 10:43:25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6월 이상거래 첫 포착 후 의심거래 규모 65억4천만달러까지 증가
검사 과정서 규모 더 늘어날 가능성 커...검찰 등도 관련 수사 확대

 

【 청년일보 】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상 해외송금 사례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검사에 착수하면서 은행권의 무더기 제재 가능성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우리·신한은행을 상대로 한 검사 결과, 파악된 이상 송금 거래 규모가 훨씬 늘어났던 점을 고려하면 다른 은행들에서도 관련 거래액이 추가로 늘어날 개연성이 큰 상황이다.

 

2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의 자체 보고 결과를 토대로 지난 22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을 상대로 대대적인 현장 검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어 IBK기업은행과 지방은행 등을 상대로도 서면조사 후 필요하면 현장검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번 수상한 해외 송금 거래 조사는 지난 6월 우리·신한은행이 자체 감사에서 비정상적인 외환 거래 사례를 포착해 금감원에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금감원은 보고 접수 후 다수의 검사 인력을 동시 투입해 곧바로 현장 검사에 나섰고, 이를 통해 해외로 송금된 자금이 대부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쳐 나온 사실을 확인했다.

 

형식상 무역거래로 이뤄진 해외송금은 대부분 신용장 없이 송장만으로 이뤄진 사전송금 방식으로 이뤄졌다. 상당수 거래에서 특수관계인으로 보이는 법인 간 송금이 이뤄진 사실도 파악됐다.

 

이들 해외송금이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와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금감원이 우리·신한은행을 상대로 지난 19일까지 검사를 벌인 결과, 두 은행에서 취급된 이상 외환 송금은 당초 보고된 규모(20억2천만달러·2조7천억원)보다 많은 33억9천만달러(4조5천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금감원 검사에서 확인된 액수와 나머지 은행들이 보고한 의심 거래까지 합치면 이상 해외 송금 총액은 65억4천만달러(8조8천억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일련의 이상 외환송금 사건 관련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지검은 지난 11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외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유령 법인 관계자 3명을 구속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도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감원으로부터 이상 외화거래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며, 국가정보원도 금감원과 업무협조를 하면서 이상 해외송금 관련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은행들에 대한 검사 자료 등을 이들 기관과 긴밀히 공유하며 실체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상 해외 송금 사태에 관련해 "어쨌든 실물 부문에서 국내에 있는 달러가 그냥 몇조 원이 나간 것"이라면서 "검찰이든 관세청이든 필요하다면 다른 기관이라도 자료를 보냈고 앞으로도 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전방위적인 검사에서 외국환거래법 등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시중은행에 대한 무더기 제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5월 하나은행의 외환거래 미신고 및 증빙서류 확인 의무 위반 사례를 적발해 과징금 4천990만979원과 정릉지점의 업무 일부를 4개월 정지하는 제재를 내린 바 있다.

 

금감원이 앞서 가상자산 차익거래와 관련한 이상 해외송금 건과 관련해 제재 처분을 내린 전례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다수 시중은행을 상대로 무더기 제재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제재를 논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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