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시대 개막...한은, 사상 두 번째 빅스텝 단행

등록 2022.10.12 10:18:17 수정 2022.10.12 10:28:08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사상 초유의 5연속 인상...고공행진 물가, 환율 방어
작년 8월 이후 1년 2개월 새 기준금리 2.50%p 인상

 

【 청년일보 】 한국은행이 뛰는 물가와 환율 방어의 특명을 받고 지난 7월 이후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올렸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고, 4·5·7·8월에 이은 다섯 차례 연속 인상도 한은 역사상 역대 최초 기록이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충격에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금리를 0.75%포인트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지난해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의 고삐를 당겼다.

 

이후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올해 1·4·5·7·8월과 이날까지 약 1년 2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여섯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의 인상을 거쳐 2.50%포인트 높아졌다.

 

금통위가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까지 깨고 이날 역대 두 번째 빅 스텝에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아직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9월 4.2%로 2개월째 내림세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석 달 연속 4%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환율·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도 빅 스텝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보인다.

 

빅스텝 직전까지 한국(2.50%)과 미국(3.00∼3.2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최대 0.75%포인트였다.

 

만약 이날 금통위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만 밟았다면, 11월 초 연준이 예상대로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에 단행할 경우 두 나라의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미국 3.75∼4.00%·한국 2.75%)까지 벌어질 수 있다.

 

1.25%포인트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996년 6월∼2001년 3월 역전 당시 1.50%포인트)에 매우 근접해 지는데, 이는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사상 그 어느 때보다 커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욱이 한미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환율이 더 뛰면 어렵게 정점을 통과 중인 인플레이션 확대도 배제할 수 없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빅스텝을 예상하면서 "연준이 9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고, 11월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한은도 한미 금리 격차가 계속 커지는 것을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환율을 지키려면 금리를 0.50%포인트 정도 충분히 올려야 할 때"라며 "한미 금리 격차가 커졌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환율을 방어할 수 있고 물가 안정에도 용이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00∼0.25%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내달 초 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경우 그 차이는 다시 0.75∼1.00%포인트로 벌어질 전망이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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