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환율 방어"...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종합)

등록 2023.01.13 10:47:18 수정 2023.01.13 11:54:01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지난해 8월 이후 1년 5개월 새 기준금리 무려 3.00%p 뛰어
추가 금리인상은 1월 국내 물가·2월 미국 금리 인상 등 변수

 

【 청년일보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존 3.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여전히 5%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억제하는 한편, 1.25%포인트(p)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까지 고려할 때 아직 통화 긴축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50%포인트 올렸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이날까지 약 1년 5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 모두 3.00%포인트가 올랐다.

 

이 같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은 무엇보다 아직 물가가 불안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09.28)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상승률이 같은 해 7월(6.3%)을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대 후반(2022년 12월 3.8%)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 앞서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한은이) 물가 안정에 우선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한은 역시 작년 12월 31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창용 총재는 신년사에서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간의 금리 격차 역시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1.25%포인트는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두 나라 사이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더구나 한미 금리 격차 탓에 환율이 더 뛰면 어렵게 정점을 통과 중인 인플레이션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고려하면 쫓아가지 않을 수 없다"고 진단했고,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고, 미국이 계속 올리는데 한은이 가만히 있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봤다.

 

다만 이날 한은의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1.0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이번 인상까지는 전문가들 사이에 거의 이견이 없었지만, 최종 금리에 대해선 견해가 서로 엇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 부담 때문에 추가 인상 없이 4분기나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과, 여전히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에 이르는 데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큰 만큼 한은 역시 2월이나 4월에 3.75%까지 더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하다.

 

결국 한은은 국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아래로 뚜렷하게 꺾이는지, 미국 연준의 2월 초 금리 인상 폭이 베이비스텝으로 줄어드는지 등을 확인한 뒤 인상 종료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5%로,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 빅 스텝이 아닌 베이비 스텝만 밟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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