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극'으로 끝난 임원인사...신용정보원., 새 임원진 구성 ‘막전막후’

등록 2023.02.16 08:00:00 수정 2023.02.16 19:31:16
김양규 ⸱ 성기환 기자

최유삼 원장 취임 한달여 만에 새 임원진 진용 구성 일단락
신임 전무에 김평섭, 신임 상무에 각각 방태진⸱이동열 선임
후임 전무 유력인사 타사 선회에 상무 자리 두고도 '경쟁 과열'
원장 인선부터 새 임원진 구성까지 '잇단' 잡음에 조직은 상흔
'인사권 버린(?)' 원장에 나눠먹기식 인사 '빈축'...'촌극'마저 초래

 

 

【 청년일보 】 지난달 9일 신용정보원의 신임 원장으로 최유삼 전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이 취임하고도 한 달 이상 지연돼 왔던 신규 임원 인선작업이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되며 새 임원진에 대한 진용이 완료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 임원진들의 퇴임과 새 임원진이 구성되기까지 각종 ‘촌극’이 빚어지는 등 최 원장의 ‘안일한’(?) 행보가 도마위에 오르며 적잖은 빈축을 사고 있다.

 

▲신용정보원, 우여곡절 끝에 원장 내정...기존 임원의 퇴임 및 새 임원진 구성도 '뒷짐'(?)

 

지난해 12월 7일 신용정보원 원장후보추천위원회는 현 최유삼 원장을 3대 신임 원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이후 공직자취업심사에서 최종 승인을 받고 지난 1월 9일 공식 취임했다.

 

하지만 최 원장의 경우 차기 원장으로 내정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최 원장은 당초 지난해 8월 신현준 전 원장의 후임으로 낙점된 바 있으나, 전 정부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전문위원을 지낸 경력이 걸림돌로 작용되며 원장 인선작업에 제동이 걸리는 등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금융당국이 차기 원장 후보로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이유로 최 원장을 재 추천한 끝에 비로소 4개월여 만에 후임 원장으로 내정되는 등 적잖은 잡음이 야기됐다.

 

이처럼 원장 인선이 지연된 탓에 기존 임원진의 임기 연장 여부도 급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현 정부의 금융공기업 등에 ‘임원 임기 2년 룰’이란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서 기존 임원진들은 임기 3~4일을 앞두고서야 퇴임 통보를 받는 등 촌극이 야기됐다.

 

심지어 급작스런 퇴임 통보에 기존 임원들은 잔존 임기가 며칠 남은 상태였지만, 출근하지 않는 등 반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업계 한 임원은 “우여곡절 끝에 최 원장이 내정되며 기관장 인선이 일단락됐으나, 약 한달간 기존 임원진에 대한 연임 여부 등의 중요한 문제를 두고 뒷짐을 지고 있다가, 이사회 의장인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연임 불가 통보를 받고 비로서 전 임원진들에게 퇴임 통보를 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신현준 당시 원장과 최유삼 후임 원장이 급하게 상의를 했고, 이 역시 신 전 원장이 ‘우리 다 함께 나가자’ 라며 기존 임원진의 퇴진을 급작스럽게 요구해 모든 임원진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이후 전 임원진들이 공석인 상황에 취임을 하게 됐고, 각 부문별로 부장들이 임원들의 업무를 대행하는 촌극도 벌어지게 됐다”면서 “최 원장이 이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했는지 공식 취임식도 하지 않고 업무를 개시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새 임원진 구성 둘러싼 잇단 잡음에도 '강건너 불구경'(?)...임원 인선 '방치' 속 물밑경쟁 갈수록 과열

 

최근 신용정보원은 최 원장이 취임하고 무려 한달여 만에야 기존 공석이던 새 임원진 구성이 완료됐다.

 

기존 경영전략부를 맡아온 조방수 전무 후임에 김평섭 은행연합회 상무가 승진, 이동하는 한편 신용 및 보험정보부를 총괄한 박배철 상무 후임에 방태진 손해보험협회 이사가, IT 및 기술정보부를 맡아온 김응수 상무 후임에는 내부 출신인 이동열 IT본부장이 승진 선임됐다.

 

하지만 신규 임원진 인선 작업 역시 적잖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신용정보원 신임 전무에 금융감독원 김모 국장이 내정되는 한편 신용 및 보험정보부 담당 임원에는 손해보험협회 서영종 상무가, IT 및 기술정보부 담당 임원에는 현 전무로 선임된 김평섭 은행연합회 상무가 유력,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임 전무로 유력시 됐던 김 모 국장이 인선작업이 지연되면서 타 금융회사의 상근감사로 내정, 인선작업이 틀어지는 한편 신용 및 보험정보부 담당 임원 자리를 두고 손해보험협회 전현직 임원 출신간 물밑 경쟁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게 되면서 적잖은 혼란이 야기됐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당초 과거의 관행대로 생명 및 손해보험협회 퇴직 임원들이 번갈아가며 맡아온 신용 및 보험정보부 임원자리에 서영종 현 손해보험협회 상무의 이동이 유력시됐지만, 지난해 손해보험협회를 퇴임했던 전임 L모 상무가 가세,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면서 인선기류에 적잖은 변화가 초래됐다.

 

L모 상무는 막강한 인맥을 동원해 서영종 상무를 제치고, 신용정보원의 차기 보험정보부 임원으로 유력시되는 등 분위기가 급반전됐던 걸로 알려졌다.

 

실제로 인선기류가 L모 상무쪽으로 기우는 등 급반전 되자, 다급해진 손해보험협회는 노조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L모 상무를 찾아가 우려를 나타냈고, 이에 L모 상무가 협회 후배인 현 노조위원장의 요청을 수용, 인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면서 혼란이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임원 인선 혼선에 부담...최유삼 원장 "나보다 나이 적은 사람 추천해달라" 또 혼선 야기

 

우여곡절 끝에 새 임원진 인선 과정에서 야기된 크고 작은 혼란이 진화되는 듯 했으나, 최유삼 원장이 또 다른 판단을 내리며 혼선을 또 다시 야기했다.

 

즉 서영종 상무의 인선에 제동을 건 셈이다. 최 원장은 임원 인선 과정에서 적잖은 혼선이 빚어지며 심리적 부담이 커지자 손해보험협회측에 “나보다 나이 어린 임원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업계 한 임원은 “서 상무와 L모 상무간 과열경쟁으로 인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이에 심리적 부담을 느낀 최 원장이 갑자기 손해보험협회측에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임원으로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에 서 상무를 대신해 방태진 이사를 추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삼 원장은 1966년생으로, 이번에 새로 선임된 임원진들의 경우 김평섭 전무와 이동렬 상무가 각각 1968년생이며, 방태진 이사가 1969년생이다. 반면 서영종 상무는 최 원장과 동갑내기다.

 

신용정보원 한 관계자는 “역대 신용정보원 출범이래 원장부터 새 임원진까지 인선을 두고 이번처럼 잡음이 많았던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심지어 신정원 내부에서는 이사회 의장이자 기재부 선배인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까지 임원인사를 속히 단행할 것을 재촉하는 등 꾸지람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 원장이 임원인사를 두고 윗선의 눈치만 살피다가 결국 이 같은 촌극이 야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특히 당초 유력시 됐던 서 상무의 영입 계획도 임원 인선과정에서 혼선이 커졌고, 이에 기존의 계획대로 서 상무를 받아들이기에는 부담이 커진 상황에 직면하게 되다보니 결국은 나이를 빌미로 무산 시키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는 정부의 입김이 센 공공기관 낙하산 기관장의 한계”라고 꼬집었다.

 

한편 신용정보원은 마이데이터 중계기관 중 하나로, 기존  은행연합회 등 5개 금융협회 및 보험개발원에서 분산해 관리하던 각종 신용 정보들을 통합 집적,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공공기관으로, 지난 2016년 설립 당시에도 금융 유관기관간 정보 집적 주체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는 한편 금융당국 내부에서조차 충돌을 빚는 등 논란이 적지않았다.

 

 


【 청년일보=김양규 / 성기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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