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이석태 vs '한일'의 강신국...차기 우리은행장 인선 '점입가경'

등록 2023.05.11 08:00:00 수정 2023.05.11 19:48:34
김양규 / 성기환 / 이나라 기자

차기 은행장 인선 경쟁 본격화 속 이석태 vs 강신국 '2파전' 압축될 가능성에 무게
이석태 부문장, 상업은행 출신에 영업통 '잇점'...반면 호남 출신이란 점 '부담 요인'
일각, 임종룡 회장 비롯 양현근 상근감사 등 1~3인자 호남 출신들이 독식 '부담될 듯'
강신국 부문장, 한일출신에 노조위원장과 동향...전임 회장 및 행장이 한일출신 '걸림돌'
일각선, 임 회장 취임 이후 측근 인사 영입 '뒷말' 속 차기 은행장 인선 두고 해법 '복잡'

 

【 청년일보 】 지난 3월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후 회장직을 두고 경쟁을 벌여온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후임 행장에 대한 인선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외부 출신인 임종룡 현 회장이 취임 후 조직 및 인사 혁신을 강조한 만큼 그룹내 2인자 자리인 은행장 인선을 둘러싼 세간의 관심이 여느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현재 우리금융그룹은 차기 은행장 후보군에는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등 4명이 오른 가운데 늦어도 내주에는 최종 2인의 후보군으로 압축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주요 관전포인트로, 성분 및 출신 안배 등을 둘러싼 경우의 수를 놓고 복잡하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일각, 차기 은행장 후보군 4인 속 ‘2강 2중’...늦어도 내주 중 최종 2인 후보군으로 '압축' 전망 

 

11일 우리은행 및 은행권 등에 따르면 차기 우리은행장직을 두고 4명의 후보들이 경쟁에 나선 가운데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이 2명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현재 은행장 후보군에 오른 인물은 이석태 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을 비롯해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내부출신 인사 4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사회가 오는 26일로 예정되어 있는 만큼, 늦어도 내중 중 차기 행장 후보를 2인이 압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안팎에선 현재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면서 “특히 임 회장이 은행은 영업부문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 부문장이 좀더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3월부터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구성, 차기 행장 인선작업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장 인선의 주요 특징은 기존보다 좀 더 객관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행장 선임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 심층인터뷰를 비롯해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 4단계 프로그램을 마련, 절차에 따라 인선작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마지막 단계인 심층 면접의 경우 최종 후보 2인에게만 해당된다.

 

행장 후보 4인은 지난달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첫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장 경쟁 레이스에 돌입한 상태로,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하루씩 나눠 우리은행 노동조합과 면담을 갖고 자신들의 경영철학을 공유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노조는 이들 후보들과의 면담을 가진 후 각 후보에 대한 평가서를 자추위에 제출했다.

 

노조와의 면담은 차기 행장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 등을 파악하는 한편 임종룡 회장이 노조를 존중한다는 의미의 메시지로 풀이하는 시각이 적지않다. 노조는 후보군이 압축 되는대로 신임 은행장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과거 은행장 등 금융사 CEO의 선임이 객관적으로 이뤄졌다기 보단 지주 회장이나 이사회의 의중에만 치우쳐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 바 있다”면서 “이번 우리은행장 인선 과정은 금융당국의 의중을 상당히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태⸱강신국 부문장 '2인 경쟁' 유력 분위기 속 호남 vs 한일 등 '출신과 성분'이 걸림돌(?)

 

우리은행 등 업계 안팎에서는 4명의 후보군 중 이석태 부문장과 강신국 부문장이 차기 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이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순천고와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압구정로데오지점장을 비롯해 전략기획부장, 미래전략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우리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단 상무와 신사업총괄 전무, 사업성장부문 부사장을 역임한데 이어 지난해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을 지내다가 올해 3월부터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을 맡고 있다.

 

특히 임종룡 회장이 취임 이후 은행 쇄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과 지주는 전략 및 기획에, 자회사는 영업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잇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면 호남 출신이라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 임종룡 회장이 전남 보성 출신이자, 최근 외부에서 상근감사로 영입한 양현근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광주상고 출신이다. 즉, 순천고 출신의 이 부문장이 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경우 그룹의 회장과 은행장, 상근감사 등 1~3인자의 자리를 호남 출신들이 독식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력 후보군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석태 부문장은 상업 출신이자, 영업통이라는 점에서 강점이나, 반면에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될 여지가 크다”면서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회장들의 출신을 살펴보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지주사 회장들이 모두 호남 출신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금융지주 인사에 개입하고 있지는 않으나, 현 정부가 영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남 출신들의 금융지주 독식 현상이 곱게만 보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임 회장 역시 인수위 출신의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과의 치열한 경쟁과정에서 운좋게도 정부가 인선에 개입하지 않으면서 자율적으로 이뤄진 탓에 회추위내 연세대 라인들이 뭉치게 되면서 간신히 이겼으나, 차기 행장 인선에는 다소 신중을 기해야 할 조심스러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일부 인선 두고 측근인사 배치 등 ‘뒷말’...차기 행장 인선 ‘해법’ 난제로 부각

 

실제로 업계내에서는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후 이뤄진 일부 인선을 두고 적잖은 뒷말이 나오고 있다.

 

우선 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은 양현근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상근감사로,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김준호 현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을 선임했다. 양 상근감사는 임 회장과 호남 동향이며, 김 의장은 임 회장이 직전에 몸담고 있던 곳이다.

 

또한 홍보라인을 전면 물갈이하고, 새 브랜드전략부문장으로 영입한 장광익 전 mbn 기획실장은 임 회장의 연세대 경제학과 직속 후배다. 특히 업계와 언론계 일각에서는 장 실장의 영입과정에서 이른바 ‘윤핵관’ 개입설도 제기되는 등 적잖은 주목을 받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금융위 후배인 박정훈 현 금융정보분석원장을 금융위의 인사적체 해소를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 우리금융연구소장으로 영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인사에 정통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그룹내 고위직에 지역 안배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특정지역 출신들로 쏠리는 것이 곱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믿고 업무를 맡길 측근 인사들를 두는 게 당연하나, 현재 이뤄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잡음이 나올만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반면 유력 후보군으로 지목받고 있는 강신국 부문장의 경우 한일은행 출신이란 점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결국 물러난 전임 손태승 그룹회장과 임 회장 취임 직후 사임한 이원덕 행장이 둘다 한일은행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대급부인 상업은행 출신이자, 영업통이란 요건에 이석태 부문장이 충족하고 있다는 점이 이 부문장을 유력 후보로 지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강 부문장의 경우 임 회장이 취임 직후 노조를 방문하는 등 노조와의 상생 및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 박봉수 노조위원장과 강 부문장이 부산 동향이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이미 지난 일이나, DLF 사태로 재판을 받은 손태승 전 회장이 대법원 승소 판결 직후 사퇴의사를 밝히고, 차기 회장에 한일 출신인 이원덕 전 행장을, 후임 행장에는 상업은행 출신의 부행장을 기용하는 방향으로 출구전략을 펼쳤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없었을 수도 있다”면서 “게다가 지난해 말 새로 선출된 노조위원장도 상업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후 입사한 만큼, 출신 성분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아주 적절한 구조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두 후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지역 안배 등 출신 성분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행장 인선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면서 "임 회장의 인선과정에서 정부의 개입이 없었고, 이복현 금감원장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임 회장이 다소 오해를 야기할 만한 인사를 지속할 경우 향후 정부와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측은 차기 행장 인선작업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이달 말 은행장 선임을 예고한 만큼 다음주 중 최종 2인 후보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정도"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양규 / 성기환 / 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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