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계 교토국제고, 日 고시엔 첫 우승 쾌거…한국어 교가 제창

등록 2024.08.23 13:44:24 수정 2024.08.23 16:12:15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도쿄 간토다이이치고와 결승전…연장전 끝에 2-1로 꺾고 우승
20여년 짧은 역사와 재학생 수 160여명 소규모 학교의 '기적'

 

【 청년일보 】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京都国際高等学校, 이하 교토국제고)가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번 대회는 고시엔구장 건설 100주년을 맞아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 가운데, 교토국제고의 우승은 '기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를 연장전 끝에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교토국제고는 1955년 이후 68년 만에 교토부 대표로 고시엔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경기는 초반부터 양 팀 투수들의 압도적인 피칭으로 팽팽하게 전개됐다. 교토국제고는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간토다이이치고의 수비벽을 넘지 못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양 팀은 정규 9이닝 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10회 초, 교토국제고는 무사 1, 2루 상황에서 침착하게 안타와 볼넷을 이끌어내며 2점을 올렸다. 이어 10회 말, 교토국제고의 구원투수 니시무라 잇키가 간토다이이치고를 1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첫 고시엔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한국어 교가를 부르며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교가는 일본 전역에 생중계돼 뜨거운 감동을 전했다. 고시엔 대회는 출전 학교의 교가가 연주되는 전통을 지키고 있으며, NHK는 모든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다.


교토국제고의 이번 우승은 작은 학교가 만들어낸 큰 기적으로 평가된다. 1999년 창단된 교토국제고 야구부는 20여 년의 짧은 역사와 160여 명의 소규모 학생 수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특히 재일교포 사회에서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설립한 학교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싸운 결과"라며 "선수들의 투지와 팀워크가 빛난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교포들이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를 전신으로 하며, 2003년 일본 정부로부터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재적 학생의 약 65%는 일본인, 나머지 30%는 한국계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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