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SNS, 메신저, 온라인 게임 등 비대면 환경을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가 확산하면서 피해 양상은 더욱 다양해지고, 피해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범죄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제도적 대응의 한계를 드러내는 문제로 볼 수 있다.
경찰대의 '치안전망 2026'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9월 딥페이크 성범죄로 입건된 피의자 수는 1천61명으로, 2024년 전체 인원인 682명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이 중 10대가 59.1%(606명)를 차지해 청소년이 주요 가해·피해 집단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동시에 범죄에 가담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 사례도 이러한 통계를 뒷받침한다. 인천 지역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A군은 중학교 시절부터 교사와 학생들의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해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제작해왔다. 경찰의 디지털 포렌식 결과, A군이 만든 불법 성 착취물은 100여 장에 달했으며, 피해자는 교사 2명과 학생 10명 등 총 12명으로 확인되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성 착취물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후 극심한 불안과 충격을 겪으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청소년 가해자가 직접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성범죄 위험에 대한 인식 부족과 온라인 환경의 익명성이 자리 잡고 있다. 가해자는 친근한 말투와 관심 표현으로 접근해 신뢰를 형성한 뒤, 사진 요구나 성적 대화를 시도한다. 피해 청소년은 '거절하면 관계가 끊어질까 봐' 혹은 '내 잘못인 것 같아서'라는 생각에 신고를 망설이게 되고, 이로 인해 범죄는 더욱 은밀하게 지속된다.
문제는 이러한 범죄가 피해자에게 남기는 상처가 단기적인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안, 우울, 대인기피와 같은 심리적 후유증은 학업과 사회생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자존감 저하와 인간관계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범죄 피해를 '부끄러운 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미흡한 보호 체계는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성범죄 예방을 위해 단순한 이론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대응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거절해야 하는지, 증거를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지, 어디에 신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내 전문 상담 인력 확충과 피해자 보호 시스템 강화,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 강화,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 조정 등 제도적 보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청소년 성범죄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우리의 무관심과 방관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학교, 가정, 사회가 함께 책임을 가지고 청소년을 보호할 때 비로소 안전한 디지털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윤소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