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왜 응급실에서는 늦게 온 사람이 먼저 볼까, 그 답은 KTAS다"
응급실 대기실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말 중 하나는 "왜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들어가죠?"이다. 몸이 아프고 불안한 상황에서 긴 대기 시간은 쉽게 불만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응급실의 진료 순서는 결코 ‘오는 순서’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 기준에는 KTAS, 즉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가 있다.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는 진료보다 먼저 응급도 분류 과정을 거친다. KTAS는 환자의 증상, 활력징후, 의식 상태 등을 종합해 응급도를 1단계부터 5단계까지 나누는 체계다. 즉각적인 처치가 없으면 생명이 위협받는 상태는 1단계, 빠른 처치가 필요한 중증 상태는 2단계로 분류된다. 반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이거나 경증에 해당하는 경우는 4~5단계로 분류되어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이 기준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심정지, 뇌졸중, 중증 외상과 같은 응급 상황은 몇 분의 차이가 생사를 가른다. 만약 응급실이 선착순으로 운영된다면,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단순 통증이나 경증 증상의 환자 뒤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KTAS는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현장에서 바라본 KTAS는 누군가를 차별하기 위한 기준이 아니다. 오히려 반드시 먼저 살려야 할 생명을 지키기 위한 보호 장치에 가깝다. 같은 통증을 호소하더라도 환자의 상태와 위험도에 따라 응급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 과정은 의료진의 판단과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경증 환자가 늘어날수록 중증 환자에 대한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KTAS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진다.
응급실에서의 기다림은 무시당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명이 더 위급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응급실을 올바르게 이용하고 그 기준을 이해하는 일은 의료진을 위한 배려이자, 언젠가 내가 또는 내 가족이 응급 상황에 놓였을 때 더 빠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택이기도 하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임소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