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2025년 9월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의 과도한 음주 문제와 정신건강 악화가 우려할 수준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주 2회 이상 과음을 경험한 청년은 전체의 36.7%였으며, 음주로 인해 학업·취업 준비·대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경험한 청년도 22.9%에 달했다.
특히 스스로 음주 조절이 어렵다고 응답한 청년, 즉 '문제적 음주 위험군'은 전체의 7.4%로, 2년 전 조사 대비 약 1.6배 증가했다. 이들 중 20대 청년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하루 평균 음주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도 14.2%나 되었다.
◆ 알코올 사용과 정신건강의 연결고리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청년 음주 증가와 우울증, 불안, 충동조절 문제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를 지적했다.
김선영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스트레스 해소나 관계 유지 수단으로 음주를 사용하지만, 반복될수록 뇌의 감정조절 기능이 떨어져 우울·불안이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 사회적 요인과 구조적 문제
청년층의 음주 증가에는 개인적 요인뿐 아니라 사회적·구조적 요인도 작용하였다. 청년 실업률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는 지속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29세 청년 실업률은 8.1%, 전체 평균인 3.9%를 크게 웃돌았다.
또한 주거 불안정 전세난, 월세 상승은 청년의 정서적 부담을 가중하며 음주 의존을 촉발하는 환경 요인으로 분석된다. 조사에서는 청년 30.4%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응답했고, 19.6%는 "음주 후 감정 폭발이나 후회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음주 패턴이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우울·불안·대인관계 문제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 청년 주도의 해결 노력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운영하는 정신건강 서포터즈 '영마인드 링크'에서는 올해 청년 음주 문제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도 확대되었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전국 250명의 청년이 참여해 '절주 캠페인', '음주 대안 활동 프로그램', '술 없는 모임 만들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정신건강 증진활동을 수행했다.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청년들이 직접 음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과정은 매우 의미 있다"며 "이들의 참여는 청년 정신건강 문화 자체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 모두의 과제
청년 음주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나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다. 고용 불안정, 주거 불안, 관계 단절, 사회적 경쟁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정신건강 문제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 낮은 비용의 상담 접근성, 건강한 청년 문화 조성을 포함한 사회적 환경 개선이 필수적이다.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의 나약함으로 보는 시선을 버리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 건강 문제로 인식하는 사회적 변화도 필요하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세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