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글로벌 'AI 퍼스트' 전략 가속, 신약 개발기간 '단축'…"韓 GMLP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등록 2025.12.27 10:00:00 수정 2025.12.27 10:00:10
청년서포터즈 9기 강신원 tlsdnjs0906@gmail.com

 

【 청년일보 】 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이 인공지능(AI)을 통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후보 물질 발굴에만 수년이 걸리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설계하고 인간이 검증하는 'AI 퍼스트(AI First)' 전략이 가속화되면서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AI 활용이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혁신의 결과를 임상 및 허가 과정에서 인정받기 위한 규제적 기반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글로벌 빅파마, AI와 '동맹'으로 시간 경쟁 돌입

 

글로벌 제약사들은 AI 기업과의 대규모 파트너십을 통해 AI 신약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일라이릴리,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등과 협력하며 신약 개발 일정을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단축하고 있다.

 

AI는 방대한 유전체, 단백질, 임상 데이터를 학습하여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게 예측하고,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설계까지 지원하며 개발 전반의 효율을 극대화한다.

 

특히 규제 당국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AI 기반의 분석 시스템을 약물개발도구(DDT, Drug Development Tool) 자격으로 지정하며 AI가 도출한 데이터와 결과를 신약 허가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AI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려는 글로벌 규제 패러다임의 명확한 전환을 보여준다.

 

◆ 한국의 숙제…AI 활용은 '전임상', 규제는 '걸음마'

 

반면, 국내 AI 신약 개발 생태계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잡는 데 구조적인 한계를 겪고 있다.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전임상 단계에 편중되어 있으며, 이를 임상 단계로 끌어올려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AI가 도출한 신약 개발 결과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검증할 수 있는 'GMLP(Good Machine Learning Practice) 가이드라인'의 부재다. AI 모델의 개발, 검증, 운영 전반에 대한 표준화된 기준이 없다 보니, AI의 예측 결과를 임상 시험 계획이나 허가 자료로 제출했을 때 규제 당국이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인정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GMLP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으면, AI를 통해 아무리 혁신적인 결과를 내도 결국 기존의 방식으로 재검증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며 "이는 시간과 비용을 다시 증가시켜 AI 도입의 이점을 상쇄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 혁신 가속화를 위한 규제 및 데이터 혁신 시급

 

GMLP 부재와 더불어, AI 모델 성능 향상에 필수적인 의료·임상 데이터의 접근성이 낮은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의료 데이터가 기관별로 분산되어 있고, 가명 정보 결합 및 활용 절차가 까다로워 AI 학습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구조적 한계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AI 신약 개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혁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첫째는 'GMLP 가이드라인 신속 마련'이다. AI 모델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임상 및 허가 과정에서 AI 결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명확한 기준을 조속히 확립해야 한다.

 

둘째는 '데이터 인프라 및 규제 개선'이다.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안심구역(Safe Zone)을 확대하고, 의료 데이터 활용 절차를 간소화하여 데이터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글로벌 바이오 경쟁이 'AI 퍼스트' 시대로 진입한 지금, 한국이 기술력 확보와 동시에 규제 패러다임을 신속하게 전환해 혁신을 뒷받침해야 할 때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강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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