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스크롤을 멈출 수 없는 사회, 알고리즘 속에서 사라지는 감수성

등록 2026.02.08 13:00:00 수정 2026.02.08 13:00:09
청년서포터즈 9기 정진원 one2428@naver.com

 

【 청년일보 】 소셜미디어에 접속하는 순간, 화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상과 게시물은 대부분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정해진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을 반영한다고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자극적인 콘텐츠일수록 더 빠르고 넓게 확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동물학대 영상이나 폭력적인 장면,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논란이 된 햄스터 동물학대 영상은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영상은 고발과 문제 제기라는 명분으로 공유되었지만, 온라인 공간에서는 '조회 수가 보장되는 콘텐츠'로 기능한다. 잔인한 장면일수록 더 많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알고리즘은 이를 다시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이러한 노출이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고, 알지 않아도 될 장면을 강제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상황은 이미 일상이 되었다. 특히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개인의 감정에 직접 개입하며, 사회 전반의 감수성을 서서히 무디게 만든다.

 

이 지점에서 법의 사각지대가 드러난다. 알고리즘은 사회 인식과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 작동 원리는 여전히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는 반면, 법과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고 표현의 자유 또한 중요한 가치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모든 문제를 규제와 처벌만으로 해결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게 때문에 개인적 차원에서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유발하는 즉각적인 감정 반응에 휩쓸리지 않도록 스스로의 소셜미디어 이용 습관을 성찰해야 한다. 고발과 문제 제기라는 명분 아래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심리적 괴로움과 불안을 유발하는 게시물에 대해서는 의식적인 거리 두기 역시 필요하다. 이는 알고리즘 환경 속에서 자신의 판단과 감수성을 지키기 위한 자발적인 선택에 가깝다.

 

더 나아가 사회적 차원에서는 개인이 보다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기준과 장치를 마련하려는 논의가 필요하다. 스크롤을 멈추기 어려운 사회일 수록, 알고리즘이 개인의 판단을 대신하는 환경일수록 감수성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고민은 더욱 중요해진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정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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