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인적자원(Human Resource)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과거의 인사가 단순히 직원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행정(Administration)의 영역이었다면 현대의 인사는 구성원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기업의 혁신을 이끄는 전략적 파트너(Strategic Partner)로 진화했다.
특히 최근 경영학계와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주목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 교수가 정립한 '심리적 안전감'이란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무시당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의미한다. 흔히 이를 가족 같은 편안한 분위기로 오해하곤 하지만, 학술적 정의에 따르면 이는 완전히 다르다.
심리적 안전감은 단순히 친절한 분위기가 아니라 실수나 문제를 숨기지 않고 즉시 공유하여 조직 전체가 학습할 수 있게 만드는 생산적인 솔직함을 뜻한다. 이러한 문화를 조직 전체에 이식하여 거대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을 서로 경쟁시키고 하위 10%를 도태시키는 상대평가 제도인 스택 랭킹(Stack Ranking)으로 인해 부서 간 이기주의가 팽배했다. 하지만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CEO 취임 후 그는 이 제도를 전격 폐지하고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도입했다.
나델라는 직원들에게 "모든 것을 아는 사람(Know-it-all)"이 아닌 "모든 것을 배우는 사람(Learn-it-all)"이 될 것을 주문했다.
실패를 질책하기보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가?"를 묻는 문화가 정착되자 직원들은 다시 협업하기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와 AI 분야에서 다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서구 기업의 성공 방정식이 과연 위계질서가 강한 한국 기업에도 유효할까? 놀랍게도 국내 경영학계의 연구 결과 역시 심리적 안전감이 한국 기업 성과의 핵심 요인임을 입증하고 있다.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이도형·문재승(2021)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 기업 구성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안전감은 무형식 학습(Informal Learning)을 촉진하여 결과적으로 창의적 성과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내가 부족한 점을 드러내거나 엉뚱한 아이디어를 말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때 한국의 직장인들은 동료와 자연스럽게 노하우를 공유하고 배우며 혁신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는 심리적 안전감이 문화적 차이를 넘어 보편적인 고성과 조직의 필수 조건임을 시사한다.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 경쟁력은 기술력 그 자체보다 그 기술을 다루는 인재들이 얼마나 자유롭게 사고하고 협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은 이제 직원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심리적 자본을 가진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 두려움 없는 조직, 건강한 충돌이 용인되는 조직만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갈 수 있을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이정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