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밤을 넘나드는 근무, 흔들리는 간호사의 몸

등록 2026.01.04 12:00:00 수정 2026.01.04 12:00:11
청년서포터즈 9기 한채원 chaewon050206@naver.com

3교대 체계 속에서 반복되는 건강의 균열과 바뀌지 않는 구조

 

【 청년일보 】 병원은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이 연속성을 유지하는 핵심에는 교대근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들이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 문제는 개인의 적응이나 체력 문제로 취급돼 왔다. 수면 부족과 만성 피로, 생체리듬의 혼란은 많은 간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실이지만, 이를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부족하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 일반적인 8시간 3교대 근무는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낮과 밤을 반복해 오가는 근무 형태 속에서 신체는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다시 업무에 투입된다. 그 결과 수면장애, 소화 불편, 집중력 저하, 정신적 스트레스와 같은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대근무를 수행하는 간호사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교대근무의 영향은 단순한 피로에 그치지 않는다. 불규칙한 수면과 식사 시간은 호르몬 분비와 자율신경계의 균형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약화시킨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회복력은 점점 떨어지고, 업무에 대한 부담은 누적된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는 여전히 개인의 관리 부족이나 적응 실패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이 지점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가진 구조적 모순이 드러난다. 간호사는 작은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전문직이지만, 그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의 건강 악화는 오랫동안 개인의 책임으로 남겨져 왔다. 특히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는 집중력과 판단력이 저하되기 쉬우며, 이는 환자 상태 관찰이나 투약 확인 등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업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간호사의 건강 문제는 개인의 고충을 넘어 의료 서비스의 질과도 연결된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다만 국가별 대응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처럼 3교대 근무가 의료 현장의 기본 구조로 유지되는 국가들이 있는 반면, 일부 국가는 교대근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제도적으로 완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은 연속 근무와 과도한 피로 누적을 제한하기 위해 근로시간과 휴식 시간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장시간 근무를 최소화하는 노동 구조를 유지해 왔다. 영국 역시 획일적인 교대 방식에서 벗어나 유연한 근무 형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인력 부족과 높은 업무 강도, 조직 문화 등의 이유로 전통적인 3교대 체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교대근무 개선에 대한 논의는 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개인의 인내와 적응에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간호사들은 제도적 보호보다는 스스로 수면 환경을 조절하거나 생활 리듬을 관리하며 버텨내고 있다.

 

물론 이러한 개인적 노력은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 악화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완충 역할을 한다. 그러나 교대근무의 부담을 개인의 자기관리로만 감당하게 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연속 야간근무 제한, 근무 사이 최소 휴식 시간 보장, 예측 가능한 근무 일정 등 제도적 개선 방안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아직 현장에 진입하지 않은 간호대생과 예비 간호사에게 교대근무의 현실을 아는 것은 막연한 불안을 키우기 위함이 아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과제로 교대근무를 인식하고,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요구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간호사의 건강이 지속적으로 소모되는 환경에서 안정적인 돌봄이 가능할지에 대한 질문은 이제 의료 현장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 청년서포터즈 9기 한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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