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EMR 데이터 기반 AI 기술을 통한 선제적 간호 시스템

등록 2025.12.13 09:00:00 수정 2025.12.13 09:00:10
청년서포터즈 9기 김세진 gsj10630@naver.com

 

【 청년일보 】 현대 간호계는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능동적이고 독자적인 활동을 추구한다. 그러나 간호사가 여전히 의사의 지시 아래 수동적인 태도로 리스크를 피하며 현상 유지만을 추구한다는 고루한 고정관념은 부끄럽지만 완전히 반박하기는 힘든 현실이다. 열악한 업무 환경, 제한적이면서도 불명확한 업무 범위, 그리고 낮과 밤의 구분이 없이 24시간 돌아가야만 하는 3교대제는 어떤 간호사에게도 매너리즘을 피할 수 없게 한다.

 

그럼에도 간호사는 나이팅게일 선서에 명시되어 있듯,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하며, 대상자의 안전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공론(空論)처럼 들릴지라도, 사람의 생명은 타인의 손길 하나하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의학 진단과 치료를 위한 현상 유지의 간호에서 벗어나 환자의 가장 가까이에서 선제적인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면, 간호사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의료 서비스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 시간에도 수천 명씩의 환자가 쏟아지는 상급종합병원급의 병원에서는 간호사 개인이 경험을 기반으로 임의적인 간호 판단을 내릴 수 없다. 효과적이고 적절하며, 정량화된 시스템이 있어야 협업과 빠른 처치가 가능하다. 이를 고려해 주목할 만한 선제적 간호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한림대 의료원의 '환자 위험 예측 AI 시스템'이다. 간호사들이 간호 수행 후 실시간으로 입력하는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 EMR) 데이터를 이용해 낙상, 고혈당, 흡인 등 총 42개 질환에 대비하는 것이다. 환자에게 부착된 심전도기 등 실시간 데이터와, 간호사가 라운딩 후 작성하는 기록을 기반으로 AI가 질환 악화 가능성을 파악하고 선제적인 간호의 근거를 제시한다.

 

두 번째는 울산대학교 병원의 NEWS를 이용한 간호사 주도 신속대응팀(Nurse-led Rapid Response Team)의 선제적 회진 시스템이다. 신속대응팀은 일반 병동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급성 악화를 조기 발견하고 적절한 중재를 제공하여 예상치 못한 중환자실 입실, 심정지 및 사망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도입된 팀이다.

 

이 가운데 간호사 주도 신속 대응팀은, 일차적으로 병동 의료진의 호출을 받고 출동하여 적절한 간호중재를 제공한다. NEWS는 National Early Warning Score의 약자로, 질환의 조기 징후를 관찰하고 중재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데에 활용된다. 활력징후와 산소 적용 유무, 의식을 기반으로 점수를 환산하여 심정지 발생과 48시간 이내의 단기 사망률을 예측해 선제적인 처치를 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EMR 데이터를 이용한 AI 간호 시스템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소극적 대응을 넘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간호를 제공할 기회를 열어 간호사들의 역량 강화와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에 힘을 싣는다.

 

AI 기술 경쟁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양질의 EMR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고하는 간호 AI 시스템 개발에 관심을 가진다면 과도한 업무로 고통받는 간호인력의 부담 완화로 더욱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건강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세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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