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보이지 않는 마음의 균열이 2030 청년 세대를 서서히 파고들고 있다.
겉으로는 별일 없는 듯 일상을 이어가지만, 취업 경쟁과 직장 내 압박, 인간관계의 부담 속에서 많은 청년은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괜찮다"는 말을 반복한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신호가 분명히 존재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청년층 정신건강검진 확대'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청년층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일반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던 기존 우울증 검사 주기를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여기에 더해 조기정신증(초기 정신질환) 선별검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청년층에서 우울·불안·정신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해, 기존보다 더 이른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발견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은둔 상태의 청년 비율은 2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조사에서는 은둔형 청년 비율이 5.2%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우울·불안·자살생각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정신적 어려움이 단순한 개인의 감정 문제가 아니라 관계 단절과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러한 정신적 어려움은 단순히 우울한 감정에 그치지 않는다.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인간관계를 피하게 되는 등 삶의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에 청년층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신속한 개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1차 의료기관, 학교 상담센터, 직장 보건실 등 청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서 정기적인 정신건강 선별검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위험 신호가 확인되면 즉시 전문기관과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낙인과 시간·비용 부담으로 도움을 주저하는 청년들을 위해 자가진단 앱, 온라인 상담, 비대면 심리지원 서비스 등 접근성을 높이는 지원 방식도 함께 확충할 필요가 있다.
감정 변화를 스스로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 즉 정신건강 문해력을 높이는 교육도 중요하다. 주변 사람의 변화—말수가 줄고,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관계를 피하려는 행동—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 역시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청년과 가까이에서 일상을 마주하는 간호사·상담사·사회복지사는 위험 신호를 가장 먼저 감지하고, 전문적 지원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청년의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을 외면하지 않고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 그럴 때 비로소 청년 정신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 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변지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