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마약 유통이 여전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구글, 메타 등 해외 플랫폼을 통한 마약 거래 정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다 강력한 규제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의원(국민의힘)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심위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마약류 유통 관련 정보에 대해 총 5천442건의 시정 요청을 전달했다. 이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지만, 특정 해외 플랫폼에서의 마약류 매매 정보 증가가 두드러졌다.
2019년 2천131건이었던 방심위의 시정 요구는 2020년 3천569건, 2021년 7천144건으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1만5천502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는 연말까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글,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와 같은 외국계 플랫폼에서의 증가세가 특히 눈에 띄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플랫폼별 마약류 매매 정보 시정 요구 현황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1건에 그친 반면, 구글은 46건, 유튜브는 3건, 엑스(X·옛 트위터)는 3천380건, 페이스북은 627건, 인스타그램은 54건, 텀블러는 1천330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페이스북은 지난해 53건에서 627건으로 폭증하며 1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스타그램 역시 전년도 12건에서 올해 54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주요 유통 경로로는 '떨', '작대기', '물뽕', '필로폰' 등 은어를 활용한 마약류 판매 정보가 다수 발견됐다. 이러한 게시물은 메스암페타민, GHB,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과 대마류의 매매를 유도하며, 특정 연락처와 거래 방법을 명시하는 사례가 많았다.
박충권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사실상 마약 유통의 주요 경로로 활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손쉽게 마약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해외 플랫폼이 마약 및 딥페이크 음란물과 같은 유해 정보를 차단하는 데 더 강력한 의무를 다하도록 조치해야 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모니터링 인력 증원을 통해 더욱 철저한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