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파트도 "고전"...평택 부동산시장, 미분양 10배 폭증 '신음'

등록 2024.11.13 08:00:00 수정 2024.11.13 08:00:09
최철호 기자 cch8815@youthdaily.co.kr

9월 말 평택 미분양 2천847가구...경기도 전체 약 30%
올해 초 361가구서 7월 3천632가구 '정점'..."10배 폭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일정 조정에 가동 중단까지

 

【 청년일보 】 경기 평택시의 부동산 시장이 미분양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명품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대형 건설사들도 평택 지역 부동산 침체 상황에 고전하는 모양새다. 

 

부동산업계는 평택 지역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생산라인 조정과 건설 일정 연기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경기도가 최근 발표한 미분양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은 총 9천521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평택시의 미분양 규모는 2천847가구로 경기도 전체의 약 30%로, 도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올해 평택지역의 미분양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1월말 361가구에서 2월말 1천647가구로 급증했고, 3월말 2천건대를 돌파한 2천360가구를 기록했다. 이어 7월에는 3천632가구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초 361가구에 불과했던 평택의 미분양 규모는 정점기준 약 10배, 최신 통계 기준 약 8배나 증가했다.


화양지구가 위치한 현덕면의 한 단지는 지난해 2월 분양 승인을 받고 753가구를 모집했으나, 올해 9월 말 까지도 50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대형 건설사들도 미분양을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1천571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은 지난해 초 분양을 진행했지만 올해 9월말 기준 61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대우건설이 인근에 시공한 851가구 규모 '푸르지오 센터파인' 역시 올해 초 분양했으나, 9월 30일 기준 210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분양을 마감한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청약홈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시공한 '힐스테이트 평택역센트럴시티'는 최근 대단지 아파트들이 신규 택지에 분양한 것과 달리 평택 원도심에 위치해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7일 분양을 마감한 결과 일부 타입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평택 지역 부동산 침체가 이 일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로 인한 생산라인 조정 및 공사 지연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당초 평택에 2030년까지 총 6개의 반도체 생산라인(P1~P6)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실적부진으로 P4, P5공장 건설 일정을 조정했고 가동 중이던 생산라인도 일부 중단한 상태다. 


평택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삼성전자의 투자 보류가 평택 부동산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예정된 공급물량도 많아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분양이 급증하고 지역경제도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자, 업계 일각에서는 당국이 평택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가 기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증과 분양보증 심사 외 한층 강화된 사전심사를 추가로 진행하는 데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공급량 조절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HUG는 평택의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HUG 한 관계자는 "평택지역에 미분양이 많고 향후 많은 공급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할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며 "통계적으로 요건에 맞으면 관리지역으로 지정이 되고, 지정 후에는 보증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강화된 심사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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