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사진=유한양행]](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2/art_17352871903761_4af660.jpg)
【 청년일보 】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국산 항암제의 미국 첫 진출을 비롯해 지출보고서 공개 및 CSO 신고제 시행에 따른 대응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또한, 지난 9월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의 통과에 따라 글로벌 진출을 더욱 확대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이 밖에 경영권을 둘러싸고 잡음이 있었던 한미약품그룹도 연말을 앞두고 서서히 진정되는 분위기다.
◆ 유한양행 '렉라자', 美FDA 허가…국산 항암제 첫 미국 진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문턱을 넘어섰다.
FDA는 지난 8월 20일(현지시간)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표적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신약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일반적으로 2∼3개월 내 출시된다.
이번 승인으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은 EGFR 변이 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된 오시머티닙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최초이자 유일한 다중 표적, 비화학요법 병용요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밖에도 유한양행은 R&D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의 첫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 제약업계 규제 강화…지출보고서 공개 및 CSO 신고제 시행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대국민 공개와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신고제 실시 등 올해 제약업계는 두 차례의 변화를 맞았다.
정부 등은 의료인에 대한 부당한 경제적 이익 제공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 컴플라이언스(CP) 강화에 나섰다.
제약사나 CSO 등이 지출보고서에 작성해야 할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은 크게 6가지로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등의 지원 ▲제품설명회 ▲시판 후 조사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등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의약품 영업 행위에 대한 투명성 강화 측면에서 환영했지만, 과도한 규제에 따른 실무상 어려움, 부정적인 여론 등 산업계 안팎의 리스크 요인 때문에 자칫 국내 제약산업이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 美 생물보안법 등장에 너도나도 CDMO 사업 합류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지난 9월 미국 하원을 통과하며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성장 기회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왔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해 미국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최근 2025년 국방수권법(NDAA)에서 제외되며 연내 입법은 사실상 불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공백을 기회로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내비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현재 건설 중인 제5공장이 완공되면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CDMO 시장에서의 우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며, 셀트리온은 신규 CDMO 법인 설립,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과 연구소, 영업 법인 확장을 계획 중이다.
한미약품은 미생물 배양 공정을 전문화한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홍보하며 글로벌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으며,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유한화학과 협력해 고품질 화학합성의약품의 핵심 원료(API)를 중심으로 CMO 사업을 시작, 총 생산능력 70만리터 규모의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화성시에 신공장 증축도 진행 중이다.
◆ 비만치료제 '위고비' 국내 상륙…오남용 관리 난항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지난 10월 국내 출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남용을 비롯해 불법 판매, '묻지마 처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등은 이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묻지마 처방'과 오남용 우려가 일었던 비만치료제의 비대면 진료 처방이 금지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2일부터 비대면진료 시에 위고비를 포함한 비만치료제 처방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위고비 출시 이후 비만치료제들의 무분별한 처방과 불법 유통 우려가 커짐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 협의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회의 등을 거쳐 마련한 조처다.
◆ 신약 허가수수료 대폭 상향…허가 기간도 420일→295일 단축
신약 허가 인력을 늘리고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대신, 기존 883만원이던 신약 허가 수수료가 4억1천만원으로 대폭 인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 '의약품 등의 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신약 허가 수수료 4억1천만원은 신약 1건당 허가 심사 인건비 2억6천만원, 그에 따른 경비 1억3천만원, 일반관리비 2천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개정안에는 신약 허가 기간을 기존 420일에서 295일로 단축하는 내용도 담겼다.
식약처는 수수료 대폭 인상을 기반으로 제조·품질 등 분야별 심사자로 구성된 전담 심사팀을 운영해 업계에 허가 단계별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임상 시험과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은 우선 심사할 계획이다.
또 규제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 의사·약사 등 전문 심사자 비율을 기존 31%에서 70% 이상으로 높이고, 규제 지원을 위한 맞춤형 상담 대면 회의를 기존 3회에서 10회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식약처는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신약 허가 수수료가 53억원, 유럽 의약품청(EMA)이 4억9천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해 글로벌 수준으로 수수료를 현실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제3공장 전경. [사진=셀트리온]](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2/art_173528718995_4c6fa1.jpg)
◆ '초격차' 경쟁력 확보...셀트리온, 연내 CDMO 자회사 설립
셀트리온그룹은 의약품위탁개발생산 전문기업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출범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날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오늘 10시부로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법인 설립을 끝냈다"며 "셀트리온 100% 자회사로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자본금으로는 100억원을 출자했다.
셀트리온은 그간 진행해온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과 자체 제조 및 허가 등 의약품 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생산시설 등 증설 비용을 절감할 방침이다. 또 생산·효율성 제고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로 생산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 한미 경영권 분쟁 종식 가시권…4인연합·장남 임종윤 합의 도출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 그룹 '4인연합' 측이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주주와 합의에 도달해 1년간 지속된 경영권 분쟁 종식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의 '4인 연합'은 지난 26일 임종윤 주주가 보유한 지분 일부(5%)를 매입하고 ▲경영권 분쟁 종식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 ▲(전문경영인 중심) 지속가능한 경영체제 구축이라는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4인연합 측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통해 그룹 거버넌스 이슈를 조속히 안정화하고, 오랜 기간 주주가치를 억눌렀던 오버행(잠재적 주식 대량 매도) 이슈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주주간 협력, 화합을 통해 경영권 분쟁 종식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미는 하나의 큰 방향성을 가지고 '글로벌 한미'를 향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 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임종윤 주주도 4인연합에 적극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인연합은 이번 합의가 '당사자들의 사적 이익을 우선하거나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등 한미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안정적 경영, 그리고 이를 위해 협력하는 데 필요한 것임을 상호 확인한다'는 취지와 최대주주 간 분쟁 종식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 덩치 키우는 제약·바이오 업계…지난해 M&A 규모 75% 증가
지난해 제약을 비롯한 우리나라 헬스케어산업에서 체결된 인수·합병 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7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업계는 다양한 기술력을 확보한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인수합병(M&A)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 등을 한계로 지목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전체 M&A 사례 중 여전히 국내 기업 간 거래가 대부분"이라며 "M&A 방식도 지분 인수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 복지부, 혁신형 제약기업 7곳 신규 인증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심사를 통해 7곳을 신규 인증했다.
신규 인증 심사대상 기업 25곳 가운데 ▲동아ST ▲암젠코리아 ▲온코닉테라퓨틱스 ▲큐로셀 ▲한올바이오파마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 7곳이 통과했다.
인증 연장 심사대상 기업은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일동제약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얀센 5곳이었는데, 이들 모두 심사를 통과했다.
이로써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은 총 49곳으로 확대됐다.
◆ '이상 단백질 정조준' RNA 치료제, 오는 2028년 26조원 규모 성장"
단백질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자인 리보핵산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 규모가 2028년 약 18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 기업도 RNA 기반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원료의약품 '올리고뉴클레오티드'의 전문 위탁개발생산 관련 기업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