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2/art_17353712925274_dba81f.jpg)
【 청년일보 】 2024년 증권업계는 글로벌 경제와 국내 정세가 얽히며 전례 없는 변동성을 경험했다.
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 세제 변화부터 블랙 먼데이와 비상계엄 사태가 촉발한 시장 충격까지, 국내외 다양한 요인이 증권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 시행과 우리투자증권 출범 같은 구조적 변화, 트럼프 트레이드와 같은 새로운 투자 트렌드도 증권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여기에 상법 개정안 논의와 정치 테마주 논란까지 더해지며, 투자자와 기업 모두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야만 했던 한 해였다.
◆ "금투세 폐지·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국회 본회의 통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 법률개정안이 지난 12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금투세는 국내 주식·펀드·채권 등 금융상품의 매매차익이 연간 5천만원을 넘으면 20~25% 세율을 부과한다는 것이 골자다.
금투세 폐지로 인해 향후 개인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이 줄고 투자 시장 참여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금투세 폐지 발표 이후 주식 거래량이 증가하며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에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2025년 1월 1일에서 2027년 1월 1일로 2년 유예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가상자산 과세는 연간 250만원 이상 가상자산 수익을 올리면 소득의 20%(지방세 포함시 22%)를 세금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이 과세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방안을 올해 총선 당시 공약으로 내놨고, 더불어민주당도 혼선을 거듭하다 유예를 결정했다.
◆ "계엄 쇼크에"...흔들리는 韓 증시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함에 따라 국내 증시에도 충격이 가해졌다. 비상계엄은 국회가 2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결의하면서 6시간 만에 막을 내렸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천444원을 넘어서는 등 혼돈이 이어졌다.
이후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정치 테마주의 난립으로 또 다시 혼란스러운 상황을 직면했다.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등 차기 대권주자들과 관련한 테마주의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정치 테마주' 대응 특별 단속반을 편성하고 단속에 나섰다.
금감원은 "정치 테마주를 이용한 불공정거래를 조기에 포착해 일반투자자 피해를 예방하고 자본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특별단속반을 가동하는 등 집중감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TP타워 본사. [사진=신한투자증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2/art_17353713561463_4b70ab.jpg)
◆ 신한투자증권 1천300억원 손실 사태...조직개편 단행
신한투자증권은 장내선물 매매에서 1천300억원 손실이 났다고 지난 10월 11일 공시했다.
사측은 내부통제를 통해 올해 8월 2일부터 10월 10일까지 ETF LP 자금 운용과정에서 본래 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약 1천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와 관련해 담당 직원이 허위로 스왑거래를 작성해 손실을 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이와 관련 신한투자증권은 관련 임원들의 보직을 해임하고 내부 감사를 통해 징계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년 1월1일자로 조직문화와 시스템, 프로세스 전반을 바꾸는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산관리 ▲CIB(Corporate & Investment Banking) ▲경영관리 등 세 개의 총괄체제를 도입하고, 기존 자산관리총괄에 더해 'CIB총괄'과 '경영관리총괄'을 신설했다. 정용욱 자산관리총괄과 정근수 CIB총괄은 사장의 직위를 부여받아 이선훈 경영관리총괄 사장과 함께 내부통제 강화 및 사업적 성장을 책임질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사옥.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833/shp_1692422319.jpg)
◆ "기업가치 제고"...거래소,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라 불리는 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했다.
아울러 한국거래소가 지난 9월 3일엔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 100종목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존 대표지수와의 차별성 강화와 펀드 운용의 편의성, 지수성과 개선 등을 고려해 확정했다. 지수 발표 이후 지난 6일까지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50개사를 넘겼고, 밸류업 공시에 동참하는 기업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이번 지수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편입종목 선정시 대표 기업인 KB금융, 하나금융, SKT, KT 등이 배제돼 지수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한 기업의 미래 비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단순히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만 집중하면 자칫 미래 성장동력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 "한국도 예외없었다"...전세계 강타한 '블랙 먼데이'
올해는 월요일 주가가 폭락하는 현상을 말하는 '블랙 먼데이' 공포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특히 지난 8월 5일 미국 주식 시장에서 시작한 블랙먼데이는 미국을 넘어 전세계 증시에 혼란을 가져왔고 한국 증시 역시 이날 큰 파장을 입었다.
이날(5일) 하루 만에 코스피 지수는 8.77%, 코스닥은 지수는 11.3% 각각 폭락했다. 이에 한국거래소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동시 사이드카를 발동하며 증시는 비교적 안정을 되찾았지만 이후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을 넘지 못하는 등 여파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 미국주식 주간거래 중단..."연내 재개 못했다"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당시 글로벌 증시가 요동을 치면서 투자자 주문이 몰리자 미국의 야간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이 모든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선 주간거래로 발생한 손실과 이익이 모두 말소 처리됐고,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 폭락에도 종목을 제때 팔지 못해 손실을 본 경우가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서비스 장애로 취소된 거래금액은 9만여개 계좌에서 6천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후 주간거래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고, 서비스 재개에 앞서 블루오션 측에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다.
아울러 블루오션은 장애는 유감이지만 당시 적법한 대응을 다했던 만큼, 추가적 조처를 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트럼프 트레이드'...서학개미 증가의 '신호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선거 재도전을 선언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라는 새로운 투자 테마가 생겼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인프라 투자 확대 공약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겨, 국내 증권 시장에도 파장이 일었다.
아울러 도널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이 확정되며 경기 낙관론이 힘을 받으면서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M7(애플·엔비디아·알파벳·메타·아마존·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로 대변되는 미국 대표 종목들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발길을 미국 시장으로 향하게 했다.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 주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한국예탁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액 약 180조원 중 92% 이상이 미국 시장에 몰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400兆 시장 '들썩'...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퇴직연금 가입자가 퇴직연금으로 투자하고 있던 상품을 매도하거나 해지하지 않고 퇴직연금 운용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한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가 시행됐다.
제도 시행 이전에는 가입자들이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사 계좌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운용 중인 금융상품을 모두 매도해 현금화하거나 만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수수료 등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발생했다.
이같은 맹점에 지금까지는 금융회사 간 퇴직연금 이전이 활발하지 않았다. 아울러 가입자들의 선택권이 제약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시행으로 가입자들의 금융사 선택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퇴직연금 운용 사업자들은 실물이전 고객 확보를 위해 커피 쿠폰, 백화점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마케팅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 사옥. [사진=우리금융지주]](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252/art_17353714523198_61b52f.jpg)
◆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우리투자증권 출범
지난 8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이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가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한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초기 자기자본은 약 1조1천억원 수준으로 업계 18위권에 해당하지만, 남기천 대표는 향후 5년 내 업계 10위권 진입과 10년 내 '초대형IB' 인가 획득을 목표로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출범 초기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와 시장 내 신뢰 구축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일부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우리투자증권의 향후 성공 여부가 그룹 차원의 전략적 지원과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에 달렸다고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 상법 개정안...기업 경영권 강화 vs 소수주주 보호
최근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소수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만 아니라 전체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 도입과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 확대를 통해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취지이다.
그러나 경제계의 반발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규제강화가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 확대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