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현대카드에 이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도 이르면 다음달 애플페이를 도입한다.
그간 무료로 운영되던 삼성페이도 애플페이의 확산에 따라 수수료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가뜩이나 어려운 카드사 수익성이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이번 1분기 중 애플페이 서비스 연동을 목표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말, 3월 초면 애플페이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카드사에서 애플페이가 출시되면 지난 2023년 3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국내 출시한 이후 2년 만이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선 것은 해외 결제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2030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현대카드의 연간 신용판매 규모는 166조2천688억원으로, 신한카드(166조340억원)을 근소하게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다른 금융지주 카드 계열사 등도 애플페이 확산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며 애플페이 도입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다만 문제는 수수료다. 애플페이 확산에 따라 현재 무료로 운영되는 삼성페이도 유료화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페이는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카드사에 수수료를 따로 받지 않았다.
삼성페이는 지난 2023년 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후 카드사들에 매년 연장해왔던 삼성페이 관련 협약의 자동연장이 종료된다면서 수수료 부과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다른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이 늦어지자 업계 상생을 이유로 유료화를 철회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카드사에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와 관련한 입장을 따로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확산에 따라 삼성페이도 유료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카드사와의 협약 재계약 시점인 8월 전에 수수료 부과 방침을 확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에는 결제 수수료를 내면서 그보다 결제액이 더 큰 국내 기업인 삼성페이에는 수수료를 주지 않겠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카드사들이 추가로 애플페이를 도입한다면 상식적으로 삼성페이도 계속 무료로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간편결제 시장 1위인 삼성페이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면 연 700억원가량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에 이어 삼성페이까지 수수료 부담을 하게 되면 카드사 수익성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성기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