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생활고(上)] "가뜩이나 물가도 오르는데"…대학생들, 잇따른 등록금 인상에 '아우성'

등록 2025.02.16 08:00:01 수정 2025.02.16 08:00:07
최철호 기자 cch8815@youthdaily.co.kr

대학가, 등록금 줄인상…10곳 중 4곳은 5%대 증가
대학생 "등록금 인상, 학생에 부담 전가하는 처사"
교육부 "지속적으로 국가장학금 확대해 나갈 계획"

 

 

오늘날 치솟는 물가, 등록금·주거비 문제로 대학생들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학비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청년일보는 이들의 등록금, 물가, 주거비 등 생활고 실태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가뜩이나 물가도 오르는데"…대학생들, 잇따른 등록금 인상에 '아우성'

(中) "비싸서 사먹기도 힘들어요"…대학생, 고물가 버티기 ‘안간힘’

(下) "등록금 내기도 버거운데"…대학생, 주거비 부담 '가중'

 

【 청년일보 】 전국 대학가의 등록금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에 부담이 가중된다는 성토와 함께 대학들은 등록금을 인상할게 아니라 쌓아놓은 적립금을 써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반면 각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의 이유로 오랜기간의 등록금 동결로 학교 재정부담이 가중되어 경쟁력이 추락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 대학가, 등록금 줄인상…10곳 중 4곳은 5%대 증가

 

16일 한 사립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우리 대학도 이번에 등록금을 인상하게 됐는데 상황이 참 난처하다"며 "학교의 재정상황이 위기상황인 것은 맞지만 치솟은 물가에 등로금 인상까지 더해져 학생들이 학업보다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에 더 치중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토로했다.

 

실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가 지난 1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국 대학 190개(사립 151개·국공립 39개) 중 65.3%에 해당하는 124개가 올해 등록금을 인상했다.

 

사립대학 중 등록금 인상 대학은 전체 사립대의 75.5%인 114개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64개 중 55개(85.9%), 비수도권 87개 중 59개(67.8%)가 등록금을 올렸다.

 

국공립대학 중 등록금 인상 대학은 전체의 25.7%인 10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8개 대학 중 3개(37.5%), 비수도권 31개 중 7개(22.6%)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은 전체 대학의 26.3%인 50개다. 이중 사립대학이 23개, 국공립대학은 27개다. 등록금 인상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대학은 16개였다.

 

아울러 인상률은 '5.00∼5.49%'가 53개(42.8%)로 가장 많았다. 교육부가 올해 등록금 인상 상한으로 정한 5.49%까지 인상한 대학은 8개(사립 5개·국공립 3개)였다.

 

등록금을 올리게 되면 인상률과 상관 없이 국가장학금 Ⅱ유형 국비 지원이 제한되는 만큼 이로 인한 불이익을 상쇄하고자 가능한 높은 인상률을 책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4.00∼4.99%' 51개(41.1%), '3.00∼3.99%' 8개(6.5%) 순이었다. '2.00∼2.00%'와 '1.00∼1.99%'는 각각 2개(1.6%)였다.

 

또한 지난해 학생 1인당 연간 평균 등록금은 682만원으로 이중 사립은 762만원, 국·공립은 421만원 수준이었다.

 

사총협 측은 "지난 16년간 등록금이 동결돼 정상적인 대학운영과 인재 양상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인상한 등록금은 교육환경 개선과 기재재 개선, 장학금 등 학생 복지 향상에도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대학생들 "등록금 인상, 학생에 부담 전가하는 처사"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이 줄을 잇고있는 가운데 학생들 대다수는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6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는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월8일부터 15일까지 대학생 1천750여명을 대상으로한 '등록금 인상에 대한 전국 대학생 인식조사'의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학생은 전체 97.9%(1천825명)였고 찬성은 1.2%(24명)에 불과했다.

 

이어 '등록금이 비싸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 84.6%(1천578명)이었고 '싸다'는 응답자는 5.1%(95명)에 그쳤다. 또 납부한 등록금만큼 학교 수업, 시설, 복지에 쓰이고 있는지 묻는 질문엔 응답자 전체의 76.8%(1천431명)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등록금 인상 외에 대학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를 복수 응답으로 묻게 한 결과 '정부'가 1순위였고 이어 '대학·법인', '학생' 순으로 조사됐다고 전대넷은 전했다.

 

전대넷 측은 "대학의 재정 문제는 등록금 인상이 아닌 대학 재정구조를 바꿔야 해결되는 문제"라며 "OECD 지표상 한국 대학 등록금 수준은 상위권이지만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원 규모는 OECD 최하위 수준으로, 등록금 인상으로 대학 재정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대학본부와 법인, 정부가 가정과 학생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사립대학들은 현재 총 11조원 규모의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다"며 "대학은 등록금 인상이 아닌 적립금 용도 전환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등록금 인상과 관련해 교육부는 지난 9일 "등록금 인상으로 학생들의 학비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국가장학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맞춤형 국가장학금이 ▲기존의 100만명(8구간 이하)에서 150만명(9구간 이하)으로 확대 ▲근로장학금 수혜 인원이 기존의 14만명에서 20만명으로 확대 ▲주거안정장학금 신설 ▲전년대비 약6천억 증액된 5조4천억의 국가장학금이 지원될 예정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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