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채용(下)] “눈 낮춰서 취업”…청년 고용률 하락 속에 채용문 ‘바늘구멍'

등록 2025.03.09 08:00:03 수정 2025.03.09 08:00:11
김민준 기자 kmj6339@youthdaily.co.kr

계속 떨어지는 ‘청년 고용’…공공기관 채용도 ‘막막’
의·정 갈등發 대학병원 고용↓…간호사 채용 67%↓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 개최…8개 분야 ‘마련’

 

국내 내수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업 채용 시장이 얼어붙었다. 사회 진출을 꾀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야속하기만 하다. 채용 규모를 줄이는 것을 넘어 아예 신입사원 채용을 꺼리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정년 연장 논의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청년들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사회적 선순환을 위한 세대별 계층간 고통 분담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년일보는 채용 시장에서 청년들의 행보와 기업의 채용 진행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그냥 쉴래요”…취준생 아닌 청년 니트족 증가
(中) "신입 보다 경력직 선호"…채용시장 먹구름에 청년 '울상'
(下) “눈 낮춰서 취업”…청년 고용률 하락 속에 채용문 '바늘구멍'

 

【 청년일보 】 지난해에 이어 올해 채용시장도 밝지 않다. 특히 전체 고용률은 상승하고 있는데, 정작 청년 고용률은 낮아지고 있어 청년들이 알아보는 취업 조건 역시 낮아지는 추세다.

 

보건의료계에서는 의·정 갈등 여파로 국립대병원의 채용이 줄어들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취업을 준비하던 젊은 간호사들에게도 피해를 주면서 의·정 갈등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일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채용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며, ‘2025년 대한민국 채용박람회’도 준비되고 있어 구직 청년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전체 고용률 상승에도, 청년층 고용률은 ‘하락’…“눈 낮춰서라도 최대한 빨리 취업”

 

9일 통계청의 ‘2024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은 69.5%로 전년 대비 0.3%p 상승했지만,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6.1%로 전년 대비 0.4%p 하락했다.

 

연령계층별 취업자 및 고용률의 경우 15~29세 청년층 중 취업자는 375만5천명으로 전년 대비 고용률이 0.4%p(14만4천명) 감소했다. 세부적인 연령별로는 15~19세 0.8%p(1만9천명), 20~24세 0.6%p(8만4천명), 25~29세 0.2%p(4만1천명)씩 전년 대비 고용률이 떨어졌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은 68.8%로 전년 동월 대비 0.1%p 상승했지만,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8%로 전년 동월 대비 1.5%p 하락했다.

 

연령계층별 취업자 및 고용률의 경우 15~29세 청년층 중 취업자는 13만6천명으로 고용률이 6.1%에 그쳤으며, 전년 동월 대비 1.5%p 줄었다. 세부적인 연령별로는 15~19세 0.6%p(1만3천명), 20~24세 1.7%p(10만4천명), 25~29세 1.4%p(10만2천명)씩 전년 동월 대비 고용률이 떨어졌다.

 

산업별로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 전문과학및기술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증가했으나, 건설업, 도매및소매업, 제조업 등에서 감소했다.

 

이처럼 청년 취업에 희망이 보이지 않자 살아남기 위해서 청년들의 발버둥은 심해지고 있다.

 

서울 A대학교에서 만난 졸업생 B씨는 “주변 친구들도 ‘해가 바뀔수록 취업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경기도 안 좋아지니까 눈을 낮춰서라도 최대한 빨리 취업하는 게 이득이란 얘기가 친구들 사이에서 나오곤 한다”고 말했다. 

 

C대학 졸업생 D씨도 “최근 들어 기업들이 신입보단 경력직을 선호하다 보니 지원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인터넷 카페 등 SNS에서도 “취업 알아보고 있는데 참 어려워요. 인턴이라도 지원하려고요”, “진짜 그냥 한국에서 바로 취준할지 대만 가는게 맞을지 등등 여러가지로 머리 터질 것 같아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 공공기관 채용도 ‘막막’…의·정 갈등 여파로 간호사들도 ‘취업 난이도’ 상승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39개 공공기관이 채용한 일반 정규직(무기계약직·임원 제외)은 1만9천92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4만116명 대비 사실상 반토막났다.

 

특히 전공의 사직 사태를 비롯한 의·정 갈등 여파가 국립대병원에 타격을 가하면서 국립대병원 채용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11개 국립대병원에서 지난해 신규 채용한 인원은 3천228명으로 전년(2023년) 5천441명 대비 40.7% 급감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간호사들도 타격을 받았다. 국립대병원이 어려워지자 취업난이 가중됐다.

 

대한간호협회의 ‘신규 간호사 채용 현황 3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44개 병원에서 올해 신규 간호사로 채용된 인원은 2천901명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채용자 수(8천906명)보다 67% 하락한 수치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신규 간호사 채용을 실시한 의료기관은 19개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2025년 간호대학 졸업생 취업률은 2023년과 2024년 약 80%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4%로 나타났다.

 

이처럼 어려운 현실에 간호학과 학생과 졸업자 모두 의·정 갈등이 빨리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E대학 간호학과 졸업생 F씨는 “전공의 파업으로 의료 공백이 발생하면서 병원이 적자가 나고, 간호사까지 뽑지 않는 등 간호대생들에게는 재앙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대학병원도 간호사 채용을 안 해서 자대생들이 흡수가 다 안된 상황이고, 그에 따라 주변 친구들이 과거엔 지원하지 않던 병원들도 지원하는 등 전보다 훨씬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다”고 암울한 상황을 설명했다.

 

◆ 제약업계 직무별 신입·경력 수시 채용…셀트리온·한미약품 등 채용 진행

 

청년 취업난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의·정 갈등까지 더해져 보건의료산업의 취업이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도 비록 인원 수가 적고 수시 채용 형태이기는 하지만 채용을 준비하는 산업과 기업들이 있다.

 

셀트리온은 총 35개 직무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채용을 진행 중인 부문은 자동제어, 투자관리, 회계, 품질관리(QC), 국내법무, 인재개발, DP공정기술, 글로벌HR, 보상운영, 데이터시스템 등이며, 이날까지 채용을 실시한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가 ▲안전관리 ▲사무행정 ▲Global RA ▲생산 ▲기계설비 유지·보수 등의 총 5개 직무에서 신입(정규직)과 경력 무관 형태로 이달 16일까지 수시 채용을 진행한다. 한미약품 채용 홈페이지 수시채용에서 온라인 접수하면 된다.

 

종근당 계열사인 종근당바이오에서는 ▲생산(원료의약품 합성 및 건조) ▲바이오QA팀 품질보증 ▲QC팀 미생물 시험 업무 ▲바이오QC팀 ▲공무기술팀 유틸리티 관리 ▲생산(원료의약품) 등의 직무에서 이달 16일까지 신입 채용을 실시한다.

 

SK바이오텍도 ▲생산운전원 ▲보관소운전원 ▲화학공정 개발 연구원(화공 엔지니어) ▲원료 구매원 ▲일반 구매원(일반품 구매, MRO 관리) 등의 총 5개 직무에서 신입 채용을 실시한다.

 

서류모집 기간은 생산운전원과 보관소운전원은 이달 17일까지며, 그 외 부문은 이달 24일까지다. 채용 홈페이지 지원을 통해 입사 지원할 수 있다.

 

이밖에 한미약품 관계사 제이브이엠도 기구설계 보조 부문에서 신입 채용을 실시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은 생산부문 관리약사를 3월 16일까지 채용한다.

 

◆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 19일 개최…셀트리온 등 8개 분야 주요 기업 참여

 

청년들의 어려운 취업난에 보탬이 되어줄 또 다른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가 오는 19~20일 이틀간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박람회에는 ▲ICT ▲콘텐츠산업 ▲월드클래스 중견 ▲외국인투자 ▲바이오헬스 ▲해외취업 ▲청년친화·일자리으뜸 ▲중소벤처기업 8개 분야별 주요 기업이 참여한다.

 

셀트리온은 오는 4월에 연구개발 외 20여개 분야에서 대대적으로 채용을 시작할 예정이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원제약, 동국제약, 제뉴원사이언스, 일양약품 등도 3~5월 내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이번 박람회는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

 

GC녹십자도 오는 6월 영업과 생산 및 R&D 등 분야에서 채용을 계획하고 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반기 내 채용 예정이고, 휴온스그룹(휴온스글로벌)과 비씨월드제약, 에임드바이오, 샤페론, 오스템임플란트, 코르트 등은 즉시 채용을 진행한다.

 

이정한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를 통해 기업과 청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청년 구직자는 좋은 일자리를 만나는 ‘만남의 장’이 되어, 현장에서 체감하는 일자리 상황에도 따뜻한 봄이 하루라도 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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