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간암 항암제 선택의 폭 확대”…‘리보캄렐 병용요법’ 유럽 가이드라인 등재

등록 2025.03.10 08:00:04 수정 2025.03.10 08:00:11
김민준 기자 kmj6339@youthdaily.co.kr

HLB ‘리보캄렐 병용요법’, 차별화된 치료법 가능성↑
유수종 교수 “승인 여부와 급여 적용이 중요한 요소”

 

【 청년일보 】 지난달 27일 HLB의 간암신약 ‘리보캄렐 병용요법’이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과 함께 전 세계 많은 전문의들이 환자의 치료에 적용하는 대표적 지침서인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간한 간세포암 진단/치료 가이드라인에 1차 치료제로 등재됐다.

 

특히, 해당 가이드라인은 리보캄렐에 대해 처방을 ‘강력 권고’하는 약물로 규정했다. 아직 신약 승인이 나지 않은 약물을 현장의 의사들에게 처방을 권하는 약으로 등재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다.

 

이에 청년일보는 유수종 서울의대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교수(대한간암학회 학술이사)를 만나 이번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 등재가 어떤 의미를 가지며, 국내외 의료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간암 항암제 선택의 폭 확대”…안전성 차별화된 치료법 가능성 높아

 

HLB의 간암신약 ‘리보캄렐 병용요법’이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 1차 치료제로 등재된 것은 환자의 다양한 의학적 상황에 맞추어 간암 전신 항암제를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간암의 치료 패러다임은 지난 수년간 급격히 변화해왔다. 특히 면역항암제(IO) 등장과 함께 기존의 TKI(티로신 키나제 억제제) 중심 치료에서 IO 기반 병용요법으로 확장됐다.

 

IO 기반 병용요법으로는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과 같은 IO+anti-VEGF 또는 듀발루맙+트레멜리무맙(Durvalumab+Tremelimumab) 병용요법,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와 여보이(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의 이중 면역요법과 같은 IO+IO 병용요법 등이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한 리보세라닙(Apatinib)+캄렐리주맙(Camrelizumab) 병용요법은 간암 치료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진정한 의미의 IO+TKI 병용요법이다. 환자 전체 생존기간(mOS)이 기존에 발표했던 22.1개월보다 연장돼 역대 최장 기간인 23.8개월로 연장됐다.

 

유수종 교수는 “기존의 IO+anti-VEGF 병용요법은 VEGF 억제 기전으로 인해 출혈 및 위장관 천공 등의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 있고, IO+IO 병용요법은 면역 관련 부작용의 발생률이 높아, 일부 환자에서는 간염, 폐렴, 대장염 등의 위험이 심각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O+TKI 조합은 면역 활성화를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면역 반응을 최소화하는 균형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면서 “리보세라닙(Apatinib)+캄렐리주맙(Camrelizumab) 병용요법은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새로운 치료법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유럽종양학회의 가이드라인 등재 ‘긍정적’…“임상 적용은 국내외 허가 승인 여부에 달려”

 

HLB의 간암신약 ‘리보캄렐 병용요법’의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 등재는 의료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신약이 개발 완료된 것이 아니고, 무엇보다도 치료법이 승인된 것도 아니기에 국내 의료 또는 수출에 영향력을 끼치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향후 HLB의 간암신약 ‘리보캄렐 병용요법’이 국내외 의료에 정착하고,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으려면 치료법 승인 여부가 중요하다.

 

유수종 교수는 “국내 의료계에서는 ‘리보캄렐 병용요법’이 공식적으로 승인되지 않았기에 단기적으로는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향후 승인 과정과 후속 임상 연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이드라인 등재가 의료진의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현재 사용 중인 1차 치료제들과 비교해 명확한 차별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실제 임상 적용률은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 여부가 중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FDA 및 EMA의 공식 승인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 “급여 적용, 치료 패턴 결정하는 요소”…임상적 유효성과 비용 대비 효과 입증 ‘중요’

 

HLB의 간암 신약 ‘리보캄렐 병용요법’의 승인 여부와 함께 관심을 둬야 하는 대목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급여화’로, 급여화는 의약품의 임상적 유효성과 비용 대비 효과성이 중요한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수종 교수는 “급여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자 접근성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치료 패턴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간암 신약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생존율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확보하고, 임상시험에는 포함되지 않은 더욱 진행된 상태의 간암 환자들에게 ‘리보캄렐 병용요법’을 적용했을 때에도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보일 것인지에 대한 실제임상자료(Real-World Data)를 통해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국내 급여전략 역시 신속한 신약 승인보다는 임상적 유효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약제 가격의 책정 및 객관적인 비용 대비 효과성 자료에 근거해 평가하고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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