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신영증권, 법정관리 직전 ‘채권발행 논의’ 진실 공방

등록 2025.03.12 09:19:46 수정 2025.03.12 09:19:57
이이나 기자 2INA@youthdaily.co.kr

홈플러스·신영증권, 회생신청 직전 2월말 회동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긴급 현안 질의 예정

 

【 청년일보 】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리테일 채권 손실이 불가피해지자, 발행사 홈플러스와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 양측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양측은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 전 마지막 영업일이자 홈플러스의 단기신용등급이 하락한 날인 지난달 28일에도 채권 발행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세부 논의내용에 대해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재무 담당자와 신영증권 기업금융(IB) 실무자는 지난달 28일 미팅을 진행했다.

 

양측이 만났을 당시 홈플러스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된 사실을 알고 있던 상태였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28일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향을 공시했는데, 통상 대상 기업에는 결과가 먼저 통보된다.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자리에서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는데 기업어음,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등 단기물을 매수해 줄 시장 수요가 어떻게 될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부터 양측의 진술은 엇갈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시 신영증권은 'A3-'를 사줄 시장이 있는지 돌아가서 파악해보고 알려주겠다고 했고, 나중에 돌아온 답변은 '기존 수요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오히려 기업회생절차를 미리 계획하지 않았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라며 "등급 강등을 고지받은 이후 발행사로서 주관사를 만나 수요 변동 가능성에 대해 문의하는 건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반면 신영증권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ABSTB 시장은 등급만이 아닌 기업, 신용보강 가능성, 유동성, 금리 등을 고려해 평가되는 시장이므로, 신용등급 변동만으로 수요 변동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예측 결과를 홈플러스 측에 전한 적 없다고 밝혔다.

 

신영증권뿐 아니라 홈플러스 단기채를 판매한 증권사들은 홈플러스가 이번 기업회생 결정의 계기가 된 신용등급 강등 내지 강등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도 직전까지 채권을 발행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은 발행 물량을 다수의 증권사에 셀다운(재매각)했는데, 투자자 피해와 불완전판매 등을 우려하는 증권사들 요청에 홈플러스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홈플러스와 주주사 MBK파트너스는 신용등급 강등을 예상하지 못했으며,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로 결정한 시점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후라는 입장이다.

 

양측의 다툼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홈플러스 공동 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오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 청년일보=이이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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