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 M&A 대부분 1천억 미만 거래…“정부 지원 필요”

등록 2025.03.12 09:09:14 수정 2025.03.12 09:09:22
김민준 기자 kmj6339@youthdaily.co.kr

1천억원 미만 거래 79%…흡수합병보다 지분 투자 중심

 

【 청년일보 】 5년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이 48건에 달했지만, 10건 중 약 8건이 1천억원 미만의 거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전략적 성장을 이루려면 국내 업체의 글로벌 기업 도약과 제약산업 생태계 선진화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2일 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바이오헬스산업 브리프 432호’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11월까지 최근 5년간 국내 제약산업의 M&A 건수는 43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M&A 건수는 ▲2020년 3건 ▲2021년 13건 ▲2022년 6건 ▲2023년 12건 ▲2024년 14건으로 2020년 3건에서 작년(11월 기준) 13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비공개 등 거래 규모 확인이 어려운 거래 5건을 제외한 총 43건 거래 중 1천억원 미만의 소규모 거래가 79%를 차지했다.

 

1억달러(약 1천400억원) 이상 규모 거래는 총 9건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셀트리온 ▲롯데 ▲SK 등 대기업 중심의 거래들로, CDMO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 역량 및 기술 향상을 위한 대규모 투자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흡수합병’ 거래가 더욱 선호되는 글로벌 추세와 달리 국내 기업은 지분 투자를 통한 경영권 인수 또는 전략적 투자 목적의 ‘지분인수’ 거래가 48건 중 42건으로 87.5%를 차지했다.

 

주로 신기술(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한 신약 개발 역량 강화 또는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한 지분인수 거래로 분석됐으며, 신약 개발 역량 강화를 인수건 중에는 ‘플랫폼’ 기술 확보를 위한 인수 건도 다수 확인됐다.

 

또, 다수의 중견 제약사들이 최근 신약개발 뿐아니라 이종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주로 의료기기와 미용 분야 등 매출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 분야로의 진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벤처 중에는 단기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M&A가 일부 확인됐으며, 타 산업 분야의 대기업에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을 인수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러한 M&A 움직임에 대해 산업 전반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M&A 추진을 위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메가 딜을 성사시킬 만한 현금성 자산은 아직 부족한 단계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거래 기준으로 소규모(1억달러 미만)에 해당하는 거래 비중이 약 76%로 높게 나타났으며, 최근 5년간 국내 M&A 전체 거래 규모를 합산(약 680억달러)하더라도 글로벌 제약사 빅딜 1건 수준에 불과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수준 M&A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중심으로 한 규모 성장이 필연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산업 내 자금의 선순환과 R&D 혁신 및 오픈이노베이션이 원활히 이뤄지는 생태계 조성이 수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산업의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회수과정이 IPO에만 편중돼 있는 바, 시장변화 대응과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갖추기 위해 M&A 활성화가 필요하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전략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M&A 전략에 대한 다각적 검토와 적극적인 의지도 함께 요구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아울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글로벌 수준에서 이뤄지는 M&A(흡수합병)는 합병 후 통합과정까지 생각한다면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 중에서도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와 실패 확률이 높은 전략"이라며, "국내 산업 내 성공적인 M&A에 대한 노하우가 누적·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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