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도입돼 시행 20년을 맞은 퇴직연금의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이 2023년 말 기준으로 2.0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2/art_17422557415043_b6b008.jpg)
【 청년일보 】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민연금과 같이 기금형 운용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8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2005년 12월 도입돼 시행 20년을 맞은 퇴직연금의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은 2023년 말 기준으로 2.07% 수준이다.
5년으로 기간을 줄여도 연 환산 수익률은 2.35%에 그친다. 2023년 물가 상승률인 3.6%에도 미치지 못해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2.25%, 2020년 2.58%, 2021년 2%, 2022년 0.02%, 2023년 5.26%였다. 제도 시행 이후 5%대 수익률은 2010년과 2023년뿐이다.
반면 퇴직연금이 발달한 서구 대부분 국가의 퇴직연금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실현해 노후 소득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호주의 경우 5년과 10년 평균 수익률이 각각 5.2%, 7.2%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투자실적을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익률에 차이가 나는 원인으로 한국과 서구 국가가 각각 채택한 퇴직연금 운용 거버넌스를 지목한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대부분 계약형이다. 계약형은 투자 실력이 떨어지는 가입자가 민간 금융기관인 퇴직연금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각자 스스로 알아서 투자상품을 선택해서 적립금을 굴려야 한다.
이와 달리, 기금형은 공공이나 민간의 대형 중개조직이 가입자의 적립금을 모아서 기금을 만들고, 이를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운용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금형 연금인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매우 양호한 편이다.
국민연금 기금의 2024년 운용 수익률은 15.00%로 1988년 기금설치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국민연금 기금의 지난해 누적 수익률은 연평균 6.82%로 올랐고, 누적 운용수익금은 737조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기금형 퇴직연금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가장 큰 원인은 계약형 지배구조만 허용되기 때문"이라며 "수익률을 제고하려면 국민연금과 같이 수탁자가 책임을 지고 합리적 투자원칙 아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금형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