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현대차 매장.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3/art_17431293498543_98d110.jpg)
【 청년일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이지만, 오히려 미국 기업들을 포함한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2일 발표될 상호 관세까지 적용되면 일부 국가에서 수출하는 자동차의 관세율이 40~5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담도 1천100억달러(약 16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발표 이후 자동차 업계가 정책의 세부 사항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약 절반이 수입산이며, 현지에서 조립되는 차량조차 평균적으로 60%의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업체들도 관세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각각 3.38%, 7.35% 하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번스타인 증권은 "포드와 GM이 가격 인상과 공급망 조정을 시도하더라도 이번 관세로 인해 올해 EBIT(이자 및 세전 이익)가 30%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관세로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연간 최대 1천10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이번 관세가 엔진과 변속기 같은 핵심 부품에도 적용되며, 필요할 경우 추가 부품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미국 내 일부 차량 가격이 최대 1만달러 인상될 가능성이 있으며, 연간 자동차 판매량도 최대 300만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텔란티스의 존 엘칸 회장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경제성과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한 중견 자동차 업체는 "관세가 25% 부과되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며 중앙아메리카로 판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미국 내에서 모든 차량을 생산하는 만큼 비교적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전기차에도 해외 부품이 다수 사용되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반면, 포르쉐, 재규어, 랜드로버, 벤틀리 등 유럽의 고급 브랜드들은 미국 내 생산 시설이 없어 타격이 크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 덕분에 가격 인상분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페라리는 일부 모델의 가격을 최대 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일본, 한국, 독일과 같이 미국 시장에 대규모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업체들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체가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