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업 대출 '절반'이 부동산…"경제 성장·금융 안정성 저해 우려"

등록 2025.04.03 15:25:50 수정 2025.04.03 15:25:50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부동산 신용 급증…지난해 말 기준 1천932조5천억원, 11년 만에 2.3배↑

 

【 청년일보 】 우리나라 개인 및 기업 부채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면서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3일 금융연구원 공동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부동산 신용집중 구조적 원인과 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관련 신용(대출) 규모는 1천932조5천억원으로, 전체 민간 신용의 49.7%에 달했다.

 

보고서는 부동산 신용을 가계 부동산 대출(주택담보대출 및 비주택 부동산 대출)과 부동산·건설업 기업 대출(프로젝트 파이낸싱 포함) 합계로 정의했다.

 

부동산 신용 규모는 지난 2014년 이후 연평균 100조5천억원씩 증가하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013년 말 대비 2.3배로 확대됐다.

 

부동산 신용 집중의 원인으로는 ▲가계·기업의 부동산 투자 증가 ▲금융기관의 이자 수익 중심 영업 ▲부동산 대출에 대한 낮은 자본 부담 규제 등이 꼽혔다.

 

특히 가계의 경우 주택이 다른 자산보다 높은 장기 수익률을 보이면서 차입(레버리지)을 통한 부동산 투자가 꾸준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2.9%)보다 11.1%포인트 높았다.

 

기업 부문의 경우, 부동산 경기 호조로 관련 기업이 증가하고, 건설·부동산업 특성상 초기 자금 조달을 외부 대출에 의존하면서 대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은 이자 수익 중심의 영업 전략에 맞춰 부동산 담보 대출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택 관련 대출은 기업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위험)가 낮아 안정적 수익 확보에 유리한 구조다.

 

정책 대출도 부동산 신용 증가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은 은행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배제 등의 규제 이점이 정책 대출 수요를 증가시켰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신용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경우 경제 성장률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분석 결과, 부동산 중심의 민간 신용 확대는 자본 생산성 저하와 소비 위축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제한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종은 다른 산업보다 자본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낮아 신용이 집중될수록 전체 경제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대내외 충격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신용 공급이 줄어 민간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 금융 산업의 경쟁력 저하도 문제로 지적됐다. 부동산 중심 대출에 집중하면 금융기관이 혁신적 금융 상품 개발과 기업 성장 지원을 소홀히 하게 돼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연구팀장은 "금융기관 신용의 부동산 쏠림을 완화하고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공급을 유도하려면 단기적으로 부동산 신용 증가세를 적정 수준 이내로 관리하고 금융기관의 부동산 대출 취급 유인이 억제될 수 있도록 자본 규제를 보완하고 생산적 기업대출 취급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 규제에서는 부동산 담보 대출의 자본 부담이 일반 기업 대출보다 낮아 금융기관이 부동산 대출을 선호하는 구조다. 주택담보대출의 위험 가중치는 일반 기업 대출의 약 60% 수준에 불과하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이규복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부동산 금융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며 ▲부동산 대출 위험 가중치 상향 ▲신용공여 한도 규제 ▲가계 DSR·임대업자 RTI(임대이자보상배율) 강화 ▲전세대출 보증비율 축소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중심 대출에서 벗어나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성 중심 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의 마지막 특별 대담 세선에서는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신용 집중 문제를 주제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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