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네이버의 AI 사업 전략과 협력 외교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22일 업계 및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 의장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함께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5(COMPOTEX 2025)' 기간 중 대만을 방문했다.

이 의장은 공식적으로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컴퓨텍스 참석차 대만에 머물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별도 면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이 의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이후 첫 공식 해외 일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의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의장직에 재선임되며 사실상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섰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네이버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행보였다.

이 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확대를 통한 AI 주도권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양측은 이미 깊은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6월 이 의장은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자격으로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젠슨 황 CEO와 '소버린 AI'의 방향성을 논의한 바 있다. 이후 네이버는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이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젠슨 황과 만나 각국의 문화·가치를 반영한 소버린 AI 구축의 중요성과 AI 모델 개발 전략을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당시 "양사는 일찍부터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이번 미팅은 국가별 AI 모델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제공하는 엔비디아와 초거대 AI 모델을 '토대부터(From Scratch)' 개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네이버 AI 기술력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만남에서도 소버린 AI를 비롯해 초거대 AI 모델 공동 개발, 하드웨어 인프라 협력, 한국 내 AI 생태계 확대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네이버가 AI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젠슨 황 CEO와의 전략적 논의는 향후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젠슨 황 CEO는 이번 컴퓨텍스 기간 중 SK하이닉스 부스를 깜짝 방문해 '원팀' 사인을 남기며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전날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는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을 공개 비판하며 중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내달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현지 엔지니어·창업가들과 면담을 갖고, 신규 투자 법인 '네이버 벤처스' 설립 문제도 논의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