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주년 특집_다음 6년을 묻다 ③전세사기] “‘월세 시대’ 밀어붙인 전세사기…200조 전세대출의 역풍”

등록 2025.06.23 10:00:22 수정 2025.06.23 10:01:27
선호균 기자 hokyunsun@youthdaily.co.kr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4조4천896억원…사고 건수 2만941건
지난해 8월 전세대출 금리 3.82%…올해 전세대출 잔액 200조원 웃돌아
올해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 60.4% 기록…서울 월세 비중 63.6%

2025년 6월, 청년일보가 창간 6주년을 맞았습니다. 6년 전, 코로나19는 삶의 방식과 일상의 속도를 근본부터 바꿔놓았습니다. 마스크와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혼란의 시간을 지나, 우리는 어느새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나 그 익숙함 뒤에는 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하고, 소비하고, 배우고, 돌보는 방식까지 모두 달라졌습니다. 이번 창간 기획은 지난 6년을 되짚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6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취업, 집값, 전세사기, 청년지원, 금융, 식생활, 의료와 교육, 소상공인, 유통·택배, 청소년 게임 등 생활과 밀접한 11개 분야를 11명의 기자가 심층 진단합니다.

이 기획은 기록이자 통찰이며, 동시에 질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살고 있으며,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요. 11편의 기획 보도를 통해 그 답을 함께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지난 2023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세사기 사건의 여파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주의와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문제는 이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2년이 지난 올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통계 자료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2024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4조4천896억 원에 달했다. 사고 건수는 2만941건으로 집계됐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 계약 종료 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HUG가 대신 지급하는 보증 상품이다.

 

지난해 사고액은 2023년의 4조3천347억 원보다 3.6%(1천549억 원) 증가한 수치다. 최근 2년간 깡통전세나 전세사기로 인한 누적 사고 금액은 9조 원에 육박한다.

 

전세보증사고는 임차인이 계약 만료 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경매로 인해 회수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말한다. 피해자 수도 약 4만 명에 달한다. 연도별 보증사고 규모는 2021년 5천790억 원, 2022년 1조1천726억 원, 2023년 4조 원대로 급증했다.

 

전세보증금 사고액이 증가한 이유는, 집값과 전세값이 고점을 찍었던 2021년 전후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도래한 2023년에 연립과 다세대, 단독, 다가구 주택 중심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를 끼고 다수의 주택을 매입한 집주인과 투기 세력들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사고가 급증한 것이다.

 

전세사기 여파로 2023년부터 HUG의 보증금 대위변제 부담도 급격히 늘었다. 이에 따라 HUG는 2년 연속 4조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4조4천896억원으로 지난 2023년보다 3.6% 증가했다. 같은 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대위변제액도 2023년(4조9천229억원)보다 23.8% 증가한 6조94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 경기 침체로 지난해 분양보증 사고액도 1조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 2월 전세대출 보증 한도 축소 방안을 발표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추는 조치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정부의 보증을 통해 신용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해왔다. 2024년 8월 기준 전세대출 금리는 3.82%로, 신용대출 금리 5.65%보다 1.83%포인트 낮다.

 

 

전세대출 잔액도 지난 2008년 3천억원에서 2016년 말 36조원, 2022년 말에는 170조원까지 급증해 올해 200조원을 웃돌고 있다.

 

전국 평균 아파트 전세금이 지난 2016년 2억5천만원에서 지금까지 3억4천만원대를 유지했음에도 전세대출 잔액이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세계약 시장을 전반적으로 개혁하고 정부 보증을 받는 모든 계약에서부터 새로운 부동산 산업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월세 시장을 활성화하고 서민들의 주거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며 “정부는 서민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지원을 유지하되 전세대출 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규제를 통해 주택시장의 건강한 구조를 확립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4월 주택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0.4%로 ▲2023년 54.5% ▲2024년 58.0%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서울 월세 비중은 63.6%로 전년(60.8%) 대비 2.8%포인트 늘었다. 10가구 중 6가구는 월세인 셈이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아파트로도 확산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해 43.4%에서 올해 44.5%로 증가했다.

 

서울에서 월 1천만원을 웃도는 초고가 월세 계약도 잇따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월세 1천만원 이상 아파트 계약은 총 75건으로 집계됐다.

 

가장 비싼 월세 계약이 체결된 단지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다. 이 곳은 보증금 5억원에 월세 3천700만원이다. 해당 단지는 올해 1천만원 이상 월세 계약 중 9건을 기록해 전체의 12%를 차지했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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