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면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31/art_17536711597119_2262e3.jpg)
【 청년일보 】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과의 막판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 협력을 고리로 대규모 투자 패키지를 제안하며 '게임 체인저'를 노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에 착안해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는 이름을 붙인 이 프로젝트는 쇠락한 미국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한국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공적 금융 지원을 포함하는 '패키지형 산업 협력안'이다.
28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산업장관과 가진 비공개 협상 자리에서 '마스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조선업 협력 방안을 설명했다. 협상은 러트닉 장관 자택에서 1대1 비공식 면담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김 장관은 현장에서 패널 자료를 활용해 세부 내용을 직접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민간 조선사들의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및 운영, 인력 양성, 기술 이전, 공급망 구축 등을 포함하며, 이를 뒷받침할 금융 패키지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의 참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체 투자 규모는 수백억달러, 한화로 수십조원에 달하며, 현재 정부는 민간 기업들의 투자 의향을 기반으로 최소 '1천억달러+α' 수준의 구체적인 안을 미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과 EU가 제안한 대규모 투자 패키지가 실상은 보증 중심으로 구성된 추상적 약속에 가깝다면, 한국은 실투자가 중심인 '그린필드형' 패키지를 내세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관세 협상을 타결하며 총 5천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지원 방안을 제안했으나, 그 대부분이 대출과 보증이었다. 유럽연합도 6천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약속하며 유사한 협상을 이끌어냈지만, 투자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반면, 한국은 조선업에 있어 미국의 전략적 목표에 실질적 기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조선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규모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생산 설비 운영이 가능한 국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협상의 강력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여부를 정할 '키맨'으로 여겨지는 러트닉 장관도 우리 측의 제안에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은 26일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협상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미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통째로 투자 지원을 하는 것으로 협상이 됐지만, 우리의 제안에는 다른 나라가 제공할 수 없는 내용이 담겼고, 또 우리 기업의 참여가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