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사진=CJ CGV]](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4622557569_3be78c.jpg)
【 청년일보 】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CJ CGV(이하 CGV)가 아시아 시장에서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다.
CGI홀딩스(CGV 아시아 자회사)의 재무적 투자자(FI)가 동반매도권(드래그얼롱)을 행사했으나, CGV가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글로벌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CGV는 규모를 줄이는 대신 수익성이 담보된 핵심사업에 집중,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한편 기술 혁신과 이색 콘텐츠를 앞세워 극장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 CGV, 콜옵션 미행사로 지분 매각 허용…표면화 된 "유동성 위기"
7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CGV는 CGI홀딩스의 2대 주주인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이 행사한 동반매도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아시아 시장에서의 철수 수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CGV가 정해진 기간 내 회신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절차는 '미회신'으로 종료됐고,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은 CJ CGV의 보유 지분까지 포함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을 공식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이는 지난 2019년 CGI홀딩스 지분 인수 당시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 따른 것으로, 계약상 10영업일 내 콜옵션 행사 여부에 대한 회신이 없을 경우, 지분 재매입 포기로 간주된다.
이 같은 결정은 CGV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CGV는 지난달 신용등급 A- 조건으로 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전액 미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 법인 재매입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높은 부채비율 역시 구조조정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CGV의 지난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622.3%로, 자본 대비 부채가 6배를 초과한 수준이다.
◆ '뜨개상영회'부터 'KBO 생중계'까지...CGV, 관객 경험 강화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CGV는 관객 경험 강화를 위한 콘텐츠 차별화에 집중하며 극장산업의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 회복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되, 이색 콘텐츠를 통해 관객 유입을 꾀하는 전략이다.
![지난 1월 CGV강변 씨네앤포레에서 진행된 뜨개상영회 현장 사진. [사진=CJ CGV]](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4623630671_f1804e.jpg)
올해 2월 선보인 '뜨개상영회'는 영화 관람과 동시에 뜨개질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이 행사는 지난 1월 첫 시도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이후 CGV강변을 포함해 전국 10여 개 극장으로 확대 운영됐다.
또한 CGV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력해 '2025~2026 KBO 리그'를 극장에서 단독 생중계하는 협약을 체결하며, 스포츠와 영화관의 시너지도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을 비롯해, 이달 3일 열린 '한화 이글스 vs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vs 삼성 라이온즈' 경기도 극장에서 생중계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관람 문화를 제안했다.
CGV 관계자는 "최근 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극장 생중계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라며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극장에서 응원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기술 혁신에 '매진'…'ScreenX' 앞세워 글로벌 극장 시장 집중공략
![CGV인천 SCREENX관 SCREENX LIVE 현장 모습. [사진=CJ CGV]](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4620043088_892025.jpg)
CGV는 기술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 좌우로 펼쳐지는 스크린 기술인 'ScreenX'를 통해 KBO 경기 등 스포츠 생중계를 극장 내 몰입형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으며, 천장 스크린까지 더한 '4면 ScreenX관'도 도입했다.
특히 CGV의 자회사 CJ 4DPLEX는 4DX와 ScreenX 등 차세대 상영 기술을 개발·수출하는 글로벌 영화 기술 기업으로, CGV는 CJ 4DPLEX를 통해 전세계 4DX 777개관 및 SCREEN X 433개관에서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기준으로 ScreenX는 지난 2019년 이후 연평균 13.5%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와 내년은 이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GV는 지난해 417개였던 ScreenX 상영관을 올해 569개, 내년 673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대만의 쇼타임 극장사와 협력해 4개의 신규 ScreenX PLF(Premium Large Format) 상영관을 오픈했으며, 일반 2D관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CJ CGV는 국내외 6개국에서 총 538개 극장, 3천752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매출 구성은 해외 극장이 41%, 국내 극장 22%, 자회사 올리브네트웍스 32%, CJ 4DPLEX가 5%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사업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만큼, 향후 성장전략은 4DPLEX 등 고부가가치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CGV 관계자는 "국내 극장사업의 수익 구조 개선과 함께 CJ 4DPLEX의 글로벌 확장을 토대로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