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증권사, 올 상반기 경영성과 격차 '뚜렷'

등록 2025.09.11 08:00:05 수정 2025.09.11 08:00:15
신정아 기자 jashin2024@youthdaily.co.kr

상반기 주요 증권사 순이익 4조9천억원 집계
대형 증권사가 78% 차지…”보유 자본이 영향”
종투사까지 갈길 먼 중소형사…”간극 확대 전망”

 

【 청년일보 】 증권사들의 몸집에 따른 실적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주요 증권사들의 순이익 중 대형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78%로 중소형사 대비 압도적인 수익을 보였다.  

 

보유 자본의 규모가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되는 경향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정 자본 요건을 필요로 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사 라이선스가 수익 창출과 직결된 가운데 내년부터 요건이 강화되는 상황은 중소형사들에 악재다. 위기에 봉착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주어진 여건 하에서 신사업 발굴을 비롯해 수익구조 다각화, 특화 전략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증권사 9곳 및 중소형 증권사 19곳의 누적 순이익은 총 4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1조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이 중 대부분은 대형 증권사가 차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형 증권사들의 합산 순이익은 3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천억원 증가했다. 반면 중소형사들의 경우 같은 기간 5천676억원 늘어난 8천931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증권사들의 전체 순이익에서 대형사가 약 78%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의 실적 격차가 심화하는 근본 원인은 보유 자본에 있다. 자기자본이 많은 대형사의 경우 이를 토대로 상대적으로 다양한 사업에 진출할 여력이 높으며, 이는 실적 개선 등 다시 자본을 늘릴 수 있는 선순환의 매개가 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 2013년 한국형 투자은행(IB) 출현을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제도를 도입하면서 종투사 라이선스의 유무는 증권사들의 세를 판가름하는 중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투자자 신용공여 외에 기업 및 전담중개(헤지펀드)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기업 신용공여가 가능하며, 발행어음 및 종합투자계좌(IMA) 운용에는 각각 4조원, 8조원의 자본이 요구된다.

 

현재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및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초대형 IB(자기자본 4조원 이상)를 비롯해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총 10곳이다.

 

내년부터는 종투사 지정요건이 강화돼 증권사들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핵심 요건인 자기자본은 연말 결산 기준으로 연속 2기간을 충족해야 하며 사업계획 및 제재이력 등 요건이 신설되기도 한다. 아울러 종투사 지정부터 발행어음, IMA 사업으로 나아가는 단계 마다 최소 2년이 걸릴 예정이다.

 

통상 중소형 증권사들이 보유한 자기자본은 1조원으로,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는 것부터 부담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향후 후발주자로 초대형 IB 반열에 오른다고 해도 기존에 형성된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데는 적잖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형 증권사들을 따라잡기 위해선 자기자본 확충이 관건”이라며 “몸집을 키워야만 수익 및 영업력의 차이를 좁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발행어음 및 IMA 인가가 증권업계 판도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는 물론이고, 대형사끼리의 간극도 넓힐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런 상황에서 중소형 증권사들은 신사업 발굴 및 수익구조 다각화, 특화 전략 등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토큰증권(STO) 사업 등 신사업 발굴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 수익 양극화에 대응해 중소 증권사들은 법인영업 및 트레이딩 등 특정 영업 부문에 특화해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수익 다각화,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와 함께 사업 영역별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는 등 IB 부문에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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