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최근 유럽계 대체투자 기업 헤이핀(Hayfin) 지분을 인수하며 해외 대체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삼성생명]](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32347563_7a6970.jpg)
【 청년일보 】 최근 들어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손익 개선을 위한 대체투자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유럽계 대체투자 기업 헤이핀(Hayfin) 지분을 인수하며 해외 대체투자에 본격 나섰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포화로 성장 정체에 직면한 생보사들은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미국 사모펀드 아크토스파트너스(Arctos Partners)가 보유한 헤이핀 지분을 인수하며 해외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계 대체투자사인 헤이핀은 340억유로(약 55조원) 규모 자산을 사모대출·사모투자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프랑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IM) 프라임도 헤이펜의 소수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몇년 사이 해외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암(Meridiam) 지분 20%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2022년에는 삼성화재와 함께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 펀드에 6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또 2021년에는 영국 부동산 자산운용사 새빌스IM(Savills IM) 지분 25%를 확보하기도 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글로벌 운용사 지분을 확보해 자산을 효율적으로 굴리고 향후 공동투자·펀드출자 등으로 협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삼성생명은 ‘2030 중장기 전략’을 통해 수익구조를 국내보험 38%, 해외보험 30%, 자산운용 32%로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자산운용 사업 강화는 중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며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을 오는 연말까지 전체 투자의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이 본격화하면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는 최근 예비입찰 이후 숏리스트(적격후보)를 통보했는데, 한화생명과 흥국생명은 적격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운용자산(AUM) 67조원의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과 대체투자 분야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장기 자금을 보유한 생보사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라이프 역시 지난해 11월 글로벌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보험상품·자산운용·투자자문 부문에서 협력을 확대해 왔다. 신한라이프는 아폴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보험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자산운용을 새로운 대체 투자처로 꼽는 배경에는 생명보험업의 성장 정체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생보사들은 저금리 기조와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국내 보험영업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투자손익에 따라 보험사별 실적 희비가 갈렸다. 삼성생명은 2분기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모두 늘어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10% 증가했다. 반면 한화생명은 보험·투자 부문이 모두 부진해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48%나 급감했다. 신한라이프는 보험손익이 줄었지만 투자손익이 늘어나면서 순익이 6.7% 증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시장 포화로 단순히 보험영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한 만큼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투자 역량 확보가 회사의 체질과 수익성을 좌우할 것”이라며 “이제 자산운용 전략은 보험사의 생존과 직결된 과제”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