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글로벌 성장 "둘다 잡는다"...KT&G, 기업가치 제고 "승부수"

등록 2025.09.29 08:00:02 수정 2025.09.29 08:00:10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배당금 6천원·2천600억원 자사주 소각..."주주 환원 강화"
KT&G, 알트리아와 MOU 체결…니코틴 파우치 시장 공략
을지로타워 1천200억원 매각…비핵심 자산 매각에 '속도'
오는 2027년까지 '3조7천억원' 규모 주주환원 단행 예정
일부 증권가 "KT&G, 배당 확대…기업가치 제고 긍정적"

 

【 청년일보 】 KT&G가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글로벌 담배기업 알트리아(Altria)와의 전략적 협력을 동시에 추진하며 '주주 친화 경영'과 '글로벌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기조에 더해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원 확보, 해외사업의 '트리플 성장' 성과까지 맞물리면서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와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KT&G, 주주환원율 100% 이상 선언…배당·자사주 매입 강화


29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에서 열린 '2025 KT&G CEO Investor Day'에서 방경만 사장은 "향후 발생하는 초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극대화하겠다"며 새로운 주주환원 원칙을 발표했다.


KT&G는 앞으로 총 주주환원율 100% 이상 이행, 배당성향 50% 이상 유지, 배당수익률 마지노선 설정 등을 통해 투자자 친화적 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될 경우 연중 탄력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여기서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에 사용한 금액의 비율을 뜻하며,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환원되는 몫을 의미한다. 단, 배당금만을 기준으로 삼는 배당성향과 달리 주주환원율은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까지 포함한 폭넓은 지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올해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600원 오른 6천원으로 확정됐다. 또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2천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착수했다. 이는 전년 대비 1천억원 늘어난 규모로, 배당금 증액분을 포함하면 총 2천760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171% 수준의 추가 환원이 이뤄진다.


KT&G는 현재까지 2023년말 기준 발행주식총수 대비 10.4%의 자기주식 소각을 완료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이 반영되면 누적 자기주식 소각 비율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글로벌 성장·환원정책 동시 강화"…KT&G, 알트리아와 글로벌 MOU 체결


KT&G가 공격적인 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사업의 호조가 깔려 있다. 지난해 3월 방 사장 취임 이후 회사는 글로벌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이 가시적 성과를 내며 안정적 성장 기반을 다졌다.


특히 해외 궐련부문은 올해 2분기 기준 5분기 연속 매출·영업이익·판매량이 모두 증가하는 이른바 '트리플 성장'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조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7.8% 증가했다.


이와 함께 올해 KT&G는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CEO Investor Day 등을 통해 주주와 투자자, 자본시장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T&G는 지난 23일 행사에 앞서 알트리아와 글로벌 니코틴·비니코틴 시장 협력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급성장 중인 니코틴 파우치(씹는 담배) 시장 진출을 위해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회사 어나더 스누스 팩토리(ASF)를 공동 인수하기로 했다.


향후 ASF의 'LOOP', 알트리아의 'on!' 등 제품을 KT&G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궐련 사업 효율화,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KT&G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의 빠른 성장으로 창출한 이익을 바탕으로 고배당을 비롯해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하게 됐다"며 "미국 담배기업 알트리아와의 MOU를 통해 본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미래성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비핵심 자산 매각해 1조원 확보…2027년까지 3조7천억원 환원


KT&G는 본업 강화와 환원 재원 확보를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타워를 천경해운에 1천200억원에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분당타워를 1천247억원에 매각했다.

 

을지로타워는 지난 2014년 골든브릿지파트너스로부터 612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11년 만에 두 배 가까운 가격에 팔리며 약 600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 매각을 추진 중으로, 시장에서는 거래금액이 최대 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세종타워, 수원·대구 빌딩, 중부산 부지 등 유휴 부동산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KT&G는 오는 2027년까지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처분해 1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KT&G는 2027년까지 현금배당 2조4천억원, 자사주 매입 1조3천억원 등 총 3조7천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단행할 예정이다.


KT&G 관계자는 "부동산 및 금융자산 등 저수익·비핵심 자산의 구조개편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장투자와 주주환원에 활용해 자본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증권가 "KT&G, 배당 확대·글로벌 성장 호조…기업가치 제고 긍정적"


증권가에서는 KT&G의 정책 강화에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G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17만원을 유지한다"며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이후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왔는데, 이번 발표(주주환원)로 정책이 한층 강화되면서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실적에서도 해외 사업이 두드러지게 성장하며 상반기 글로벌 궐련(CC) 매출이 국내 CC 매출을 넘어섰다"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회사 전망치(6~8%)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KT&G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8만원으로 상향한다"며 "글로벌 니코틴 파우치 시장 진출 전략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주당 배당금 인상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는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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